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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초강세/넉달만에 9.7%급등 “사상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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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초강세/넉달만에 9.7%급등 “사상최고치”

입력
1994.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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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엔당 800원선 돌파 시간문제/호재활용 대책마련 시급/수출확대·성장률상승엔 긍정영향/물가위협·대일 적자심화 부작용도 일본 엔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원화의 대엔화 환율은 1백엔당 7백99원86전으로 지난연말 7백22원49전에서 4개월만에 9.7%나 급등하면서 8백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지금까지 최고치는 93년 8월17일의 7백98원97전이었다.

 엔화의 초강세는 우리 수출을 늘리고 경제성장률을 다소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국내물가상승을 위협하고 대일 적자폭을 더욱 확대시키는 부작용도 동시에 가져온다. 부작용을 줄이면서 엔고를 호재로 지속시킬수 있는 적절한 대책마련이 시급한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 강세·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엔화의 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지난 3일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백1엔을 기록, 전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엔화 강세를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일본 의 정국불안 지속으로 미일 무역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미국의 엔화 강세 압력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 정부가 일본시장 개방압력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인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은은 국제시장에서 달러당 1백엔선은 당분간 무너지기가 힘들겠지만 국내에서 1백엔당 8백원선은 금명간 넘어설 가능성이 있으며 얼마간은 8백원선에서 출렁거릴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백원대의 엔고」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엔화 강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긍정적인 측면은 수출이 늘고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며 산업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한은은 엔화가 올들어 10% 가까이 절상했으므로 앞으로 1년간 수출은 20억달러, 수입은 15억달러 정도가 각각 늘어나 무역수지는 약 5억달러 가량이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화학제품 철강 일반기계 전기전자등의 수출이 유리해지는 반면 수출증대가 예상되는 이들 품목의 부품등 수출용 수입이 일본으로부터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수출증가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률이 0.5% 정도 상승할 것이며 자본 및 기술집약적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개편도 촉진될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반면 엔화 강세는 물가상승압력으로 직결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중간재의 일본의존도가 높은 전기전자 정밀기계 일반기계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제품의 가격상승압력이 평균 0.4%에 이르는등 앞으로 1년간 생산자물가는 0.35%, 소비자물가는 0.23%가 뛸것으로 추산했다.

 또 국내기업들이 해외거래에서 엔화로 지급하는 비중은 약 15% 가량이나 엔화로 받는 비중은 10% 이하에 머물고 있어 엔고가 진행될수록 우리 기업들의 추가 부담은 더 많아지게 되는 점도 부정적 측면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수출이 일본제품과의 경쟁에서 순조롭게 이길 경우와 일본의 내수확대로 일본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한은은 엔화 강세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고비용 ·저효율인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하는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즉 ▲일본의존도가 높은 기계류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등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며 ▲품질 기술등 비가격경쟁력을 높이고 ▲기술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유인을 마련하며 ▲우리 경제의 국제화 및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해외생산거점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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