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해결에 러시아태도 중요” 판단/동북아재편 대비한 새관계설정 의미도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은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미 일 중 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안보협력틀을 갖춘다는데 의미가 있다. 김대통령은 취임후 지난해 방미와 지난 3월 방일·방중에 이어 이번 러시아 방문으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균형잡힌 정상외교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주변 4강외교의 1단계 완결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의 이번 러시아방문은 동북아 평화구조 정착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러시아의 확고한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한·러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여전히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가 될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 미 일 중의 역할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러시아가 남북한과 미 일 중 러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엔 등이 참석하는 8자회담을 제안한것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정부는 8자회담에 대해서는 현재 북한 핵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돼 의장성명이 채택된 상황이므로 새 방법모색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가 북한 핵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평화를 위한 한반도비핵화를 지지하고 있다. 이런 원칙적 입장 말고도 한반도 주변 4강의 역학관계가 북한 핵문제 해결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게 우리정부의 입장이자 이번 양국정상회담의 숙제이다. 북한 핵문제라는 시급한 현안외에 한반도통일이후의 동북아질서 재편에 대비한 양국관계설정의 새 계기를 이룬다는 의미도 이번 정상회담에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양국 군사협력강화방향도 관심사이다.
현재 한·러간에는 차관원리금상환문제, 북한 벌목공문제, KAL기 피격 보상문제, 양국대사관 부지문제 등 4가지가 현안으로 걸려 있다. 이들 현안이 정상회담에서 중요의제로 본격 거론될 가능성은 낮은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벌목공문제는 양국 고위급간에 이미 원칙적 합의를 본 사항이나 북한과 러시아관계 및 러시아 관계기관간의 내부문제 등을 감안, 양국 실무선에서 조용히 절차가 협의돼야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차관상환, KAL기 보상, 대사관문제 등은 실무협의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해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단계가 아니라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방러때까지 협의가 진행돼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으며 특히 정상회담이 열리는것을 계기로 양국 외무장관간에라도 이들 현안에 대해 타결점을 찾아야 한다는데 우리정부의 부담이 있다.
현재 옐친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나 러시아 정정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호전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것만은 사실이다. 우리로서는 그렇다고 주변 4강의 하나를 외면할 수는 없고 오히려 이럴 때 러시아의 잠재력에「투자」, 미래지향적 선린우호관계를 다져놓는다는데 러시아방문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같다. 김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공화국 방문은 한인교포들의 권익향상과 민족적 유대감을 깊게 한다는 뜻 외에 신생 독립국연합(CIS) 12개국에 대한 외교기반을 확충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공화국에는 타슈켄트의 4만∼5만명을 비롯, 구소련지역에 거주하는 우리교포 43만명의 절반가량인 20만명이 살고 있고 우즈베키스탄공화국은 중앙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발전하고 있어 우리로서는 중앙아시아 경제진출의 교두보를 구축한다는 이점이 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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