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이기주의에 극도불쾌청와대/“법규정 사문화”… 개혁입법 차질우려민자/법시행 지지… 정부 준비부족엔 불만민주 여야는 4일 농수산물 중매인들의 집단반발사태를 대표적인 집단이기주의로 규정하면서 차제에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는 점을 절감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날 중매인들이 농수산물거래를 마비시킨데 대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볼모로 잡은 인질극』 『떼강도나 마찬가지』라며 극도로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특히 당연히 이들을 제재해야 함에도 불구, 이들을 제재하지 못하고 우선 당장 농수산물거래마비를 해소하기위해 법시행 유예기간을 연장하게 된것이 안타까운 표정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를 반영하듯 『앞으로 도매시장 운영질서에 대한 전면적 점검이 있을 것』이라며 『중매인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강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법시행을 앞두고 준비가 너무 없었다』고 농림수산부에 불만을 터뜨린 뒤 『그러나 농림수산부는 의원입법인 이 법에 대해 현실에 동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 민자당은 해마다 폭등과 폭락을 거듭해온 농수산물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중매인들의 매점매석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는 강경입장이다.
민자당은 특히 정부가 농수산물 거래마비에 의한 물가폭등을 우려, 법시행을 다시 6개월 유보한데 대해 『이는 법규정을 사문화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김종필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이렇게 하면 앞으로 개혁입법집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중매인들의 집단반발사태가 일어난지 불과 이틀만에 정부정책을 후퇴시킨 것은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불만의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당내일각에서는 『현금동원능력이 막강한 농수산물 중매인들의 로비가 작용한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론 당내에는 전국 농수산물 유통시장의 기능이 마비되고 있는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없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자당은 법개정후 1년의 유예기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가『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옹색한 변명을 반복하는데 대해선 야당이상으로 불만족스런 표정이다.
농안법개정을 주도한 민자당의 입장에선 중매인들 못지않게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태도가 못마땅한 것이다. 민자당은 농림수산부가 중매인들의 집단반발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대책마련에 소홀했다고 보고있다.
가령 농림수산부가 지난 4월 20일과 25일 두차례 열린 농수산당정회의에서 법시행시기를 96년까지 연기하자는 주장을 고집한 것은 그동안의 정부준비가 얼마나 소홀했던가를 반증해 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 민주당은 농안법시행을 지지하면서도 정부가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함으로써 국민에게 큰 피해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국회 농림수산위 소속의원들은 이날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 후 정부가 대책마련에 소홀히 한 점을 인정하고 조속한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김영진의원은 『이번과 같은 사태는 이미 예고되었는데도 정부가 충분한 홍보와 보안책 등 대비를 하지 않아 사태가 커졌다』고 주장했다.김장곤의원은 『산지 집하장의 공판장화등 농수산물 분배창구를 다양화하는 등 대안을 마련한 뒤 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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