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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총리의 야당방문/이계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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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총리의 야당방문/이계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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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상오 서울 마포의 민주당대표실. 신임인사차 이기택민주당대표를 찾은 이영덕신임국무총리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총리경질파동의 여파로 자신에 대한 총리임명동의안 처리과정에서 민주당이 취한 입장을 생각할때 당연하게 비쳐졌다. 더욱이 그는 전날에 방문의사를 밝혔다가 이대표가 사전 일정을 이유로 거절하는 우여곡절끝에 서야 겨우 민주당을 찾을수 있었다. 신임총리를 맞는 이날 민주당의 예는 외형상으로는 깍듯했다. 문희상대표비서실장은 당사입구에서부터 3층 대표실까지 이총리를 안내했다.

 『이번 인준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취임하게 됐으니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이대표) 『여야의 긴장은 필요합니다. 그 긴장이 도를 넘지 않는다면 창조적인 긴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파도 좋으니 비판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이총리)  임명동의안처리를 둘러싼 여야격돌을 감안할 때 당연히 냉랭할 것으로 예상됐던 두사람의 대좌는 생각보다는 부드러운 덕담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 부드러운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대표가 「국민의 특별한 관심」이라며 이총리에게 뼈있는 주문을 하면서부터 금세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회창전총리는 법과 제도에 충실하게 행정을 리드하려다 청와대와의 마찰로 중도하차한 것으로 국민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총리도 법과 제도를 지키며 국정을 수행할 것인가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습니다. 소신껏 일하면 민주당도 적극 밀어드리겠습니다』 전임총리와 비교해 이총리를 평가절하하던 민주당의 시각이 잔뜩 묻어 있는 얘기들이었다.

 이총리의 대답은 『양약으로 받아들이겠다. 같이 고민하고자 한다』는 것뿐이었다. 발길을 돌리는 이총리에게 배석했던 당3역과 대변인은 『안보조정회의 보고를 받으셨습니까』 『2원6처만 관할하실 겁니까』라는 냉소적인 질문을 잊지 않았다. 묵묵부답인채 이총리는 총총히 당사를 나섰다. 야당이 인준이 끝났는데도 총리를 냉랭하게 대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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