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길이 49㎞… 런던-파리 3시간/기술상 문제 남아 정상운행은 내년 봄/공사비 예산초과 12조원… 적자고민 영국과 프랑스간의 해협을 잇는 해저터널이 6일 공식 개통된다. 이로써 빙하시대 이래 섬으로 떨어져 있던 영국이 유럽대륙과 인공터널을 통해 연결된다. 이날 개통식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프랑스의 미테랑대통령이 터널개통을 선언한 뒤 두 나라의 화물차량 50대씩을 싣고 셔틀 열차가 기념주행을 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기술적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개통식이 끝난 뒤 한동안은 제한적인 운행을 하게 되며 일반인들의 이용은 올 10월께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진척도로 보아 이같은 일정도 불확실한 상태이며 본격적인 정상운행은 내년 봄부터나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화물차량은 개통이 된 직후부터 운행될 예정이나 승객용 차량의 경우 10월이전까지는 언론인과 기업체 관련인사등 초청자들만 대상으로 운행하게 된다.
86년 두나라 사이의 해저터널 조약이 발효된 뒤 87년 12월1일 착공한 해저터널은 거의 8년만에 대역사를 마무리짓게 되었다. 터널의 총길이는 49.94㎞로 일본의 쓰가루 해협터널(53.9㎞)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길다. 총 공사비는 약 1백58억달러(약12조7천억원)가 소요됐다.
영국 남부의 포크스턴과 프랑스 북부 칼레를 잇는 영불 해저터널은 3개의 터널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1개는 영국과 프랑스 및 벨기에를 잇는 여객열차전용이며 다른 하나는 화물차와 승용차를 실어나르는 셔틀 열차용이다. 나머지 하나는 환기 및 예비용으로 사용된다.
10월부터 운행될 예정인 런던―파리, 런던―브뤼셀간 유로스타 열차는 각각 3시간 및 2시간 40분 가량이 소요된다. 항공기로는 이 구간이 약 1시간 정도씩 걸리는데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시간과 요금등을 감안할 때 항공기 승객의 상당부분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운송용 터널에는 시속 1백60㎞의 셔틀 열차가 시간당 4번씩 화물차 및 승용차를 실어나르게 된다. 터널을 건너는데 걸리는 기존의 페리보다 40분가량 단축된다. 터널을 이용하는 차량의 요금은 페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프랑스와 영국의 민간 컨소시엄회사인 시공사 유로터널은 당초 1년전인 93년 5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상의 문제점등 때문에 개통이 몇차례 늦어졌다. 이처럼 개통이 지연된 것은 최종 테스트 과정에서 환기에 이상이 발생하는등 기술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터널측은 막대한 돈을 들여 해저터널을 완공했지만 수지전망은 극히 어두운 편이다. 87년 착공당시 예상했던 공사비는 약70억달러. 그러나 현재까지 들어간 공사비만 1백58억달러로 당초 예상의 두배를 넘는다. 더욱이 정상운행이 1년이상 지연됨에 따라 수입에도 엄청난 차질이 생겼다.
유로터널측은 93년부터 운행에 들어가 2000년께 수지균형을 맞춘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용이 급증하고 운행이 늦어지는 바람에 2000년대 초까지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불해협을 이용하는 여객 및 화물시장은 연간 6억달러 규모인데 유로터널이 매년 지불해야 할 이자만도 6억달러를 넘기 때문이다.
유로터널측은 주식공모를 제외한 나머지 1백10억달러를 2백20개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았다. 당초 예상이 빗나가 이미 5차례나 추가융자 신청을 했던 유로터널은 앞으로의 운영경비 및 이자지불을 위해 15억달러를 다시 융자받아야할 형편이다. 공사가 연장되고 비용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등 큰 차질이 생기자 일부 은행은 유로터널을 은행단이 맡아 직접 관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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