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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기름값인하 경쟁/정유5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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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기름값인하 경쟁/정유5사

입력
199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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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계열 주유소서 불붙어… 급속확산 추세/나머지4사는 울며 겨자먹기식 뛰어들어/상공부 “출혈경쟁”우려속 소비자는 “환영” 쌍용정유 계열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인하를 계기로 국내 정유5사간에 「기름값 내리기전쟁」이 불붙었다. 상공자원부는 이번 경쟁이 과당경쟁이라고 보고 2일 가격인하를 맨처음 촉발한 쌍용측에 공문을 보내 구체적인 사실확인에 나서는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속사정이야 어쨌든 우선 종전보다 싼 값에 휘발유를 쓸 수 있게 돼 박수를 보내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휘발유값 인하는  유가의 전면자유화를 앞두고 과도적으로 시행중인 연동제를 뿌리째 흔드는 시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가격인하 경쟁은 지난달 28일 쌍용정유계열의 일부 주유소가 휘발유시판가를 ℓ당 6백14원에서 5백99원으로 15원씩 내린데서 시작됐다. 쌍용은 27일 휘발유의 품질을 결정짓는 옥탄가를 국내 처음으로 현행 95에서 97로 높인뒤 계열주유소를 통해 값을 내리도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자 나머지 정유4사의 주유소들도 가세해 1천개이상 주유소가 값을 내린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에선 대부분의 주유소가 29일부터 휘발유판매가격을 ℓ당 15∼20원씩 내렸으며 서울에서도 유공 호남정유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일부 주유소가 같은 폭으로 판매가격을 내렸다. 유공제품을 취급하는 서울 서초동 삼풍주유소는 주말부턍 휘발유값@빨¨ㅄ簾?15원 내?횬만簾“??껑륫〕灼層에〕灼?A聆?소눼 같은 폭으로 가격을 ?뻔홱?. 반포동의 서일주유소(호유계열)도 1일부터 15원을 내렸다. 

 가격인하 바람은 쌍용계열 주유소인근에 있는 주유소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주유소들은 우선 가격을 내린뒤 소속 정유사에 인하폭만큼 사후보전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공자원부 김효성석유가스국장은 『개별업체가 스스로 가격을 내린데 대해 당국이 관여할 방법은 없지만 수입개방등 유가자유화를 앞두고 시설고도화등 경쟁력 강화노력보다 국내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진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재 휘발유원가(정유사이윤 포함)는 ℓ당 1백67원67전인데 여기에 특소세 1백90%와 부가세 10%가 붙는다. 따라서 정유사가 원가를 ℓ당 10·35원만 내리면 세금이 22원65전이나 줄어 전체 출고가는 33원이 낮아진다.

 쌍용측의 주장대로 출고가를 33원 낮춘다고 해도 최종소비자에 돌아가는 혜택은 15원뿐이며 나머지 18원은 주유소의 유통마진만 늘어나는 셈이다. 이를 근거로 상공부는 쌍용의 휘발유값 인하조치가 주유소마진을 더 늘려줌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보고있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출고가 인하혜택이 소비자에 1백% 그대로 주어진다면 누가 이를 거부할 수 있겠느냐』면서 『다만 쌍용측은 연동제고시를 어겨가며 며칠도 못갈 인기공세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휘발유출고가를 ℓ당 10원씩 내리려면 현행 유가구조상 업계가 연간 1조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지난해 정유5사를 통틀어 1천억원을 겨우 넘긴 업계의 순익구조상 이번 가격인하가 장기화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유가인하 경쟁은 단순히 국내 정유업계의 손실확대 차원을 넘어 수입개방을 포함한 전면적인 유가자유화 시기를 재촉할 소지도 적지 않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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