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회않을땐 모든프로 더빙 불참”/“사소한 문제”강행의사 간접표명 MBC TV의 외국영화 자막방송을 둘러싸고 성우협회와 방송사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TV외화의 자막방송을 반대해온 한국성우협회(회장 최흘)와 MBC극회는 지난 30일 MBC에 대해 현재 시리즈 「베벌리힐스 아이들」과 「주말의 명화」에 실시하고 있는 자막방송을 오는 7일까지 철회하지 않을 경우 MBC TV의 모든 외화프로의 더빙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또 21일까지도 철회통보가 없을 경우에는 MBC의 전 방송프로(라디오 포함)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진홍 MBC편성국장은 2일 『성우협회의 입장을 문서로 받지 못했지만 성우들의 반발은 사소한 문제』라며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 표명, 앞으로 라디오 파행방송등의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TV외화프로그램을 원어로 방송하고 한글자막을 삽입하는 자막방송은 당초 MBC가 국제화추세에 발맞추고 영어청취력 신장에 도움을 준다는 명분으로 지난 4월17일부터 실시한데 이어 KBS도 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우들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성우협회는 지난달 23일 임시총회를 열고 『세계화라는 명분을 내세운 방송사의 자막방송방침은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된 경영부담을 성우들에게 떠넘기려는 속셈』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성우협회는 또 『일본 프랑스 독일등도 공중파 방송에서는 언어문화보호차원에서 자국언어로 전면 더빙하고 있다』며 『TV극등을 통해 영어청취력을 신장하려는 사람들은 비디오나 TV의 아침영어교육방송을 이용할 수 있는데도 교육적 목적 운운은 치졸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반발은 자막방송의 확대가 곧바로 4백36명에 달하는 성우들의 생계에 타격을 주기 때문. 최흘회장은 2일 『TV매체의 활성화에 따라 성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라디오극은 사양화돼 KBS가 연속극과 단막극을 합쳐 6∼7개, MBC는 2개 뿐이라 극소수 스타급 성우를 제외하고는 더빙에 생계의 70% 이상을 기대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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