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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세계자본에 완전노출/채권시장 1단계 개방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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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세계자본에 완전노출/채권시장 1단계 개방 영향

입력
199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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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리·환율변동 직접 파급/고수익보장… 주식보다 영향커/“고금리 인하기여”-“국부유출”시각 엇갈려 채권시장의 문이 드디어 열린다. 이로써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골격으로 한 한국의 직접금융시장은 수십년에 걸친 폐쇄상태를 더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을 향해 무한 경쟁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앞으로는 미국이나 일본등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이 직격으로 국내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종전에는 국제금리나 환율변동의 영향이 국내로 파급되기에는 시간이 걸리고 과정도 복잡했으나 앞으로는 국제변동에 따라 국내에 유입된 돈이 그대로 빠져나가거나 들어오는 밀물 썰물의 조류현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더불어 외국금융의 주요 공격목표가 돼왔다. 주식시장은 한국증시가 갖는 높은 기대수익률때문에, 채권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2배이상 높은 시중실세금리를 반영하는 12%안팎의 고수익률때문에 각각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개방압력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주식시장은 지난 92년1월부터 이미 개방됐다. 이제 2년반만에 채권시장도 연 0.1%라도 높은 수익을 노리는 외국의 거대금융자본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채권시장의 개방이 갖는 의미는 주식시장의 개방보다도 더욱 크다. 주식시장은 외국투자가가 국내에 돈을 들여와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투자기법이나 경험상 외국투자가가 우위에 있으므로 이득을 볼 가능성이 더 많긴 하지만 주식의 속성상 돈을 날릴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에 채권시장은 완전히 「땅짚고 헤엄치기」식의 확실한 장사이다. 기본적으로 채권발행시에 보장된 금리를 따먹고 유통시장의 경우엔 시중실세금리만큼의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다.

 입장에 따라서는 채권시장의 개방이 국내돈에 대한 보호틀의 와해(부정론)일 수도 있고 고립적인 후진성으로부터의 탈출(긍정론)일 수도 있다. 전자의 시각은 국내의 높은 수익률(국부)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것인 반면 후자는 폐쇄상태에서나 가능한 세계적인 고금리가 국제적인 저금리에 노출됨으로써 고립적 고금리가 낮아지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시각에서건 외국돈의 유입에 국내 금융산업은 더욱 강도높은 비상에 걸려 있다. 

 정부는 전면적인 채권시장 개방을 할 경우 국내 금융산업이 그 충격을 감당할 역량이 안된다고 보고 단계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국내외에 공표한 「제3단계 금융자율화및 시장개방계획」(일명 블루프린트)에서도 단계적인 개방일정을 밝혔으며 올 7월에 첫 단계가 개시됨을 명시했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정부가 블루프린트의 일정대로 개방을 집행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외국인의 채권투자한도는 개방 첫해에는 미미하지만 앞으로 갈수록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외국인 투자한도는 4백억원(5천만달러)가량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의 무보증 전환사채(CB)가 지난 1·4분기(1∼3월)중 1백90억원이 발행됐다. 연간 발행액은 1천억원가량이 예상되므로 외국투자가는 30%인 3백억원정도를 매입할 수 있다. 

 국공채의 경우 증관위가 외국인이 매입할 수 있는 국공채의 종류와 매입한도를 지정한다. 현재로선 오는 9월 컨테이너부두 개발공단이 발행할 예정인 컨테이너부두개발채권중 1백억원을 외국투자가가 매입할 수 있는 채권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내년엔 또 간접투자방식이기는 하지만 일반채권을 운용대상으로 하는 외국인전용 채권펀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주식의 경우 현재 외국인전용 수익증권의 투자금액은 1조2천억원(15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아울러 상장 중소기업들도 자금조달이 급할 경우 외국인을 겨냥, CB를 추가로 발행할 것이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재원조달을 위해 부수적인 이익을 붙여 외국인이 인수할 만한 공채를 발행하려들 수도 있다. 97년이후부터는 일반회사채도 개방된다.

 정부는 외국인이 한도를 넘어 과다하게 채권을 매입하거나 외국인끼리 불법으로 거래하는 부작용을 막고 외국인의 채권매입이 국내시장을 교란하는 문제점에 사전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에게 투자등록증을 줘 관리하는등 사후관리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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