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초기의 청화백자인 보상당초문접시가 뉴욕의 크리스티 국제경매장서 도자기품목으로서는 경매사상 최고액(3백8만달러·24억6천만원)으로 경매되었다는 뉴스는 찬연한 예술전통을 지닌 문화민족으로서 가슴 뿌듯한 자긍심을 만끽하게 하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고려청자 조선백자의 명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바 있지만 우리의 전통도자기가 최고권위의 국제미술경매서 최고걸작품으로 다시 한번 확인되었을 뿐만아니라 이번 경매를 계기로 선조들이 물려준 우리의 문화재가 국제적으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재평가받게 되었으며 현대미술 또한 위상을 한층 높이게 되었다. 국제미술품 경매의 쌍벽인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92년부터 한국작품만을 취급하는 한국특별기획경매를 해마다 봄 가을에 열어 왔으며 이번 경매도 한국작품 1백4점만을 내놓은 한국특별기획경매였는데 백자접시는 30만∼40만달러선인 내정가를 10배나 상회했고 함께 출품된 청자주전자도 내정가(10만∼15만달러)를 10배이상 넘어섰다.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한국특별기획경매를 연2회씩 개최하는것 자체가 세계미술시장에서 한국고미술과 현대미술의 상품적 가치와 예술적위상을 입증하는 것인데 경매가가 내정가의 10배이상 되었으므로 앞으로는 출품작 선정은 말할것도 없이 내정가 산출 단계에서부터 한국관계출품작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평가 받을 것은 틀림없다.
이번에 최고가로 팔린 백자접시는 15세기초, 조선왕조의 연대로는 대략 세종서 세조사이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도록에 수록되어 있는 명품임에는 틀림없으나 조선백자 작품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최고걸작품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연구가들의 견해다. 백자는 순백의 무문, 청화, 철화, 진사등으로 분류되며 형태로는 항아리, 병, 접시등이 있으나 무문보다는 청화나 철화 진사, 접시보다는 항아리를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백자로는 청화 철화 또는 진사항아리가 최고 걸작품으로 간주되며 청자로는 상감청자주전자가 최고품이다. 백자항아리, 상감청자주전자중에는 청화백자접시보다 문화재적인 가치나 조형적인 예술성을 지닌 진기품이 국내외에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자기로서 가장 값진 것으로 공인된 청화백자접시가 국내에는 없다는 것이 세계제일의 도예예술을 일으킨 선조들에게 후예로서 수치스럽기만 한 일이다. 같은 모양의 백자접시는 현재 일본 오사카(대판)와 야마가타(산형)의 박물관에 수장되어 있으며 경매품 역시 일본서 출품된것으로 추정된다.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재를 후손들이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면 그것이 아무리 가치있는 것이라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해외로 빠져나간 문화재의 반환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이 강구되고 있지만 국제경매서 외국인들과 치열하게 호가경쟁을 벌여서라도 잃어버린 문화재를 되찾아 와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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