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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철폐”평생건 투쟁/만델라의 인생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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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철폐”평생건 투쟁/만델라의 인생역정

입력
1994.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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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옥고에도 신념지켜/93년 노벨평화상… 91년 ANC의장 선출/끈질긴 협상으로 총선… 일부 “타협”비난 넬슨 만델라. 올해 나이 76세.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는 이제 남아공 흑인정권의 첫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설」이라는 도전을 맞게 됐다.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인생역정의 궁극목표는 흑백인종차별을 위해 백인이 만들어 놓은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도전과 인권의 쟁취였다. 그러나 이제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흑인과 더 많은 것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백인의 불안감을 조화시키며 국가를 건설해나가야 하는 정권담임자로서의 무거운 책무를 갖게 된다. 이는 분명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만델라는 인권운동의 상징이었다. 20세기 문명사의 「마지막 수치」라고 불리는 인종차별의 두터운 벽을 허문 그를 세계는 오랫동안 주목해왔고 그로 인해 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남아공의 데스몬드 투투 성공회대주교는 그를 『하나뿐인 남아프리카 흑인의 희망』이라고 평했다.

 만델라는 91년 7월 남아공 최대의 흑인단체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장으로 선출된 뒤 백인정부와 인종분규종식을 위한 길고도 지루한 협상에 나섰다. 그 결과 3백42년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전인종 총선을 이끌어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정치범」이었던 그는 템부부족 왕손으로 무역변호사, 게릴라, 권투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에 가담, ANC청년동맹지도자로 흑인인권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백인정부에 대항해 시민불복종운동과 파업을 주도하다 62년 체포돼 내란음모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외딴 섬의 감옥에서도 『인간해방에 대한 신념을 위해 죽을 각오가 돼 있다』는 옥중서신을 밖으로 내보내며 투쟁했다. 27년을 차디찬 감방에서 보내다가 90년 2월, 데 클레르크대통령이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언을 선언하면서 파격적인 석방조치로 풀려났다.

 인생의 3분의1을 감옥에서 보낸 그는 오는 6일 열리는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그러나 흑인중에서도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석방후 정치노선이 실용주의로 선회하면서 현실과 타협했다고 혹평한다. 전인종 선거를 끌어내기 위해 백인정권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해 왔기 때문이다.

 만델라는 「흑인들의 어머니」로 불렸던 부인 위니 만델라(59)와 92년4월 이혼했다. 위니는 만델라가 석방될 때까지 옥바라지를 하면서 흑인인권운동과 대정부 투쟁을 정열적으로 이끌어 왔으나 테러를 지시하는등 만델라의 정치적 입지를 곤란하게 해왔다는 지적을 받았다.【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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