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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벌이 일환 정부서 주도/마약류 생산·거래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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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벌이 일환 정부서 주도/마약류 생산·거래실태

입력
1994.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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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농장 천3백만평 규모/정제후 외교행랑이용 밀반출 북한의 마약류 생산 및 국제밀매실태가 갈수록 심상치 않다. 관계당국의 최근 첩보에 의하면 북한은 93년 양귀비재배면적을 1천2백80만평 규모로 확대, 연간 30톤 정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진의 「나남제약공장」내 아편정제라인 생산능력을 연간 3톤에서 1백톤 규모로 증설, 시험가동중이라는 정보도 있다.

 70년 이후 극심한 외화난 타개를 위한 이른바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정부가 직접 주도해 온 「아편장사」는 국제비난 때문에 80년대초 한때 중단되기도 했으나 80년대 중반부터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 최근에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의 몇몇 귀순자들 증언에 의하면 과거 해외공관의 외화벌이 수단수준이었던 마약류 밀매가 이제는 극심한 식량난 타개책으로도 이용되고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그 예로 92년 김일성주석은『백도라지(양귀비)농장을 조성하여 양강도내 식량문제를 해결하라』고 교시한 바 있다는 것. 이대로 가다간 자칫「NK(NORTH KOREA)커넥션」으로까지 발전해 국제적 망신을 톡톡히 당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우리측 마약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70년대에 북한은 모스크바주재 북한대사관의 조정하에 태국·라오스·미얀마 지역의 「황금의 삼각지대」와 레바논 등지에서 생산되는 헤로인을 사들인뒤 이를 밀매토록 해 공관 운영경비나 선전비 및 해외공작비등에 충당해 왔다. 그러나 76년 이집트의「알 아람」지에『카이로세관이 시리아에서 발송된 북한 외교행낭속에서 해시시 4백㎏을 적발하고 북한공관원 2명이 추방됐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북한은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네팔·인도등 세계 24개국에서 30여차례나 마약과 관련한 물의을 일으켰다. 대사나 공관원 50여명이 체포 또는 강제추방되는등 수모를 함께 겪은끝에 최근에는 보안유지를 위해 북한산 마약을 직접 밀반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이 생산중인 마약류는 생아편과 아편유도체(아편유도체)로서 70년대에는 주로 개성약초원, 영변약초공장 및 제약공장, 강원도 천내군농장등지에서 양귀비가 재배돼 왔었다. 89년부터는 외부의 눈길을 피해 산간오지등에서 양귀비를 대량 재배하기 시작해  개마고원 일대에 40여만평, 양강도에 20여만평등 북부산간지역을 중심으로 총 1백30만평 규모의 양귀비 전문재배농장을 조성, 국제마약기구의 통제없이 연간 3톤정도의 아편을 생산해 왔으며 지난해부터 그 양이 10배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생산된 아편은 청진의 나남제약공장을 통해 진통제와 마취제등 의약품으로 가공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많은 양이 헤로인·모르핀·코데인등의 마약류로 정제돼 북한 해외진출기업을 관장하는「대성총국」의 지휘아래 밀수출된다는 것이다. 이들 마약들은 대부분 항공편으로 세계 각처의 북한공관에 공급되는데 주로 외교행낭을 이용해 본국의 연락관이나 해외공관원이 2인1조로 직접 세관검사없이 반출입하고 있어 적발을 피해오고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산 마약은 1차로 북경이나 모스크바로 운반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경에서는 홍콩·파키스탄·인도네시아·미얀마·싱가포르등 동남아지역으로, 모스크바에서는 유럽과 인도·파키스탄·시리아·수단등 북아프리카지역등으로 운송된다는 것이다. 마약은 또 홍콩을 통해 방글라데시·네팔·파키스탄·아랍에미리트등으로, 시리아를 통해 요르단·이집트로, 쿠바를 통해 중남미지역으로 각각 중계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국경지대의 비밀거래를 통해 중국과 소련에 아편을 밀반출하고 있으며 조총련을 통한 일본시장개척도 시도중인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 소속 무역회사인 「능라888상사」가 중국·홍콩·독일 주재원들을 통해 은밀히 아편밀매를 위한 거래선 물색과 함께 국제마약범죄조직과의 접촉도 시도하고 있는등 해외판매망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는것으로 파악되고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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