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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생활고속 “절망의 나날”/고엽제 후유증 고통 오영수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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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생활고속 “절망의 나날”/고엽제 후유증 고통 오영수씨 가족

입력
199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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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신경마비 사망… 둘째도 같은증세/「국가유공자」 신청 허사… 치료비도 막막/정부 수혜자 전체대상중 10%안돼… 실태조사 시급 청주시 사직동 청주의료원 517호실에 입원중인 오장운군(14)은 왜 자신이 몹쓸 병에 걸려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아버지가 파월장병시절의 고엽제 노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고, 몇해 전 형이 같은 증세로 죽은 사실이 오군 가족에게는 피할 수 없는 공포의 덫이다.

 국민학교 3년때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지능지수가 낮아지기 시작, 4학년때는 증세가 심해져 학교를 그만둔 오군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몸이 마비되고 신경이 파괴되는 증세까지 일어나 지난달 19일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측은 오군이 심한 근무력과 지능저하, 신경조절장애가 일어난데다 혀까지 마비돼 음식을 먹을 수 없어 포도당만을 주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군을 진단한 이 병원 이경숙내과과장(32)은 『정확한 진단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68년 10월부터 69년 12월까지 월남전에 참전했던 오군 아버지 오영수씨(50·청주시 외북동)는 『원인은 분명치 않으나 심한 두통과 무기력증등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 나와 똑같은 증세로 큰 아이가 죽었고 둘째마저 같은 증세가 악화돼 가니 무슨 업보란 말이냐』고 괴로워했다. 오씨의  장남은 세살때인 76년부터 두통과 수족마비를 동반한 무기력증을 앓다가 87년에 숨졌다. 역시 병의 원인은 불명이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83년 직장을 그만두어 거택보호대상자가 된 그는 아들을 큰 병원에 입원시켜 더 나은 치료를 받게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오씨는 지난해 충북대병원에서 「파월근무중 고엽제 노출로 인한 후유증의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서를 받아 고엽제피해와 관련한 국가 유공자로 선정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했으나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아무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한해외참전전우회 청주·청원연합회에 의하면 이처럼 월남 참전자중 고엽제후유증으로 의심되는 질병으로 아버지와 똑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2세가 충북도내에만 35명으로 조사됐다. 전우회는 그러나 도내 고엽제 후유증 환자가 3백10명에 이르는만큼 실제 2세피해자 가정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피해자가 자녀의 장래를 생각해 이같은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해외참전전우회 서청주지부장 이용우씨(47)는 『보상 혜택을 받고 있는 피해자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며 『피해당사자는 물론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2세 실태조사와 대책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청주=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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