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존심”… 국제대회 처녀출전 우승 지난 3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로잔국제발레콩쿠르에서 금상을 획득해 세계 발레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러시아의 디아나 비쇼양(16).
그녀는 국제대회에 처녀출전해 30개국에서 모인 1백43명의 발레리나중에서 우승을 차지, 소련붕괴후 『이제 러시아의 발레도 한물갔다』는 서방의 빈정거림을 침묵케 했다. 그것도 14년만에 여성이 금메달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으니 그를 길러낸 전통있는 러시아발레학교의 콧대가 다시 높아지게 됐다.
그녀가 다니는 우가노프발레학교는 1738년 제정러시아시대에 창립된 8년제의 전문학교로 10∼18세의 학생들이 발레와 수학 어학등 교양과목을 배우고 있다.
이 학교 입학희망자는 수천명이지만 한해 50∼60명만 들어갈 수 있다. 비쇼양도 3번이나 낙방했다. 어렵게 들어가도 졸업은 절반밖에 못한다. 탈락원인은 14∼15세 사춘기의 비만 때문.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첫째 조건은 잘빠진 몸매와 긴다리이기 때문에 조금만 살이 쪄도 도중 탈락이다.
비쇼양의 긴다리와 가냘픈 몸매 자그마한 얼굴은 타타르인인 어머니 쿠자리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러시아발레계의 거장 누레예프등 무용수중에는 타타르인이 많다.
그녀의 하루는 발레에서 시작해 발레로 끝난다. 이를 일년 3백65일 반복한다. 남자친구를 만나거나 디스코테크에 갈 시간이 없다. 유일한 여가는 음악감상과 독서.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중후한 작품같은 것을 좋아한다. 고전음악으로는 바흐와 베토벤을 즐기지만 발레곡으로는 지젤을 좋아한다. 특히 돈키호테같은 빠른 곡을 잘 소화해 로잔콩쿠르에서도 카르멘을 추어 절찬을 받았다.
금상을 받고 기뻐하면서 그녀는 『앞으로 단순한 무용수가 아니라 진정한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졸업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에 들어가 당분간 러시아예술의 정수를 더 연마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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