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일넘게 파행을 거듭하던 정국은 어제하오 국회에서 여당단독으로 이영덕국무총리임명동의안을 가결, 처리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비록 반쪽국회서의 통과지만 온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국정운영의 공백을 일단 끝내게된것은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하지만 불쾌하고 께름칙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끝내 단독처리한 여당이나 상무대국정조사문제와 연계시킨 야당모두 구태로 일관, 국회를 공전시킨데대해 깊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것이다. 정부도 마땅히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이회창전총리사임과 이영덕총리내정으로 빚어진 일련의 대립과 혼란은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키는 한편 특히 국정수행을 저해하는 큰 손실을 가져왔다. 넉달만에 총리를 전격 경질하여 국민에게 충격과 걱정을 안겨주고 때아닌 총리의 권한논쟁을 초래케 한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
다음 정치권. 국회가 보여준 모습은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총리임명동의안과 국정조사의 증인문제가 뒤섞여 여야가 오직 체면세우기와 당략을 위해 아집과 대립으로 회기연장까지 한 국회를 표류시킴으로써 국민에게 정치불신만 가중시킨것이다.
인사의안은 어떤 의안보다 먼저 처리해야 함에도 야당이 상무대국정조사와 연계시켜 임명동의안을 미루게하고 결국 표결에 불참한것은 올바른 처사라고 볼 수 없다. 당당히 참석해서 투표로 의사표시를 해야했고 그런후 자신들이 낸 전각료해임건의안도 문제가 있기는 하나 역시 처리할 수 있었을것이다. 아울러 여당의 우유부단한 자세역시 책임을 져야한다. 총리경질로 빚어진 긴장정국인만큼 대여당답게 증인채택에 넓은 아량을 보였어야 했다.
국회의 임명동의에따라 이영덕내각이 오늘 출범한다. 충격적인 인사, 국회의 혼란과 진통끝에 출범하는것이어서 국민의 시선역시 부드럽지가 않다. 이총리는 이점 깊이 새겨야 한다.
국민은 새총리와 그가 이끄는 내각을 주시하고 있다. 우선 이총리는 어떤모습으로, 어떤 권한을 행사하며 총리직을 수행할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질것이다. 이는 이회창전총리가 총리의 권한―위상과 관련한 마찰로 물러났기때문에 이영덕총리는 어떤 모습으로 총리직을 수행할것인가를 주목할것이다. 과거와 같은 「의전총리」 「대독총리」로 돌아갈것인가, 민자당에서 강조한대로 2원6개부처만 관장할것인가. 아니면 헌법등 관계법규정대로 총리직분을 최대한 발휘할것인가 하는 점이다.
과연 이영덕내각이 크게 분발하여 흔들리고 가라앉은 민심을 수습하여 개혁의 동반자로 이끌 수 있을것인지 주목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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