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훈병원 조사보고서/중추신경·근골격계 기형초래/치료비 정부지원등 대책 필요 고엽제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파월장병 2세들이 출생때부터 각종 결함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보건대학원장 김정순교수가 한국보훈병원의 용역의뢰로 조사연구한 「파월국군장병들의 고엽제 위해증에 대한 예비적 역학조사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고엽제가 제2세대에 중추신경계와 근골격계, 피부의 기형발생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김교수는 특히 고엽제피해지역 여성에게서는 자궁내 태아사망과 선천성기형이 78년부터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보고서는 고엽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으로 ▲사지의 통증 및 감각상실 ▲피부장애 ▲안구건조증등이 파월장병들에게서 높게 나타났으며 감염성 질환의 유병률과 폐결핵 및 간세포성 간암의 위험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지금까지 고엽제에 대한 각종 문헌조사결과 원인적 연관성이 인정되는 질병은 ▲폐암 ▲호지킨병 ▲비호지킨림프종 ▲말초신경염등 6개 질병이며 ▲위암 ▲임파계 및 조혈계암 ▲다발성 골수종 ▲피부암 ▲제2세대 출생시 기형증 중추신경계 기형등 6개질병은 고엽제와 연관가능성이 있다고 예시했다.
연구보고서는 93년 6월부터 10월까지 서울보훈병원에서 의무기록조사가 이루어진 6백38명의 파월장병 대부분이 사지의 감각이상, 운동성 약화, 동통등 말초신경병증과 피부질환, 근골격계 이상등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29일 파월유공전우회(회장 황문길)와 대한해외참전전우회(회장 박세직)등 관련단체에 의하면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고있는 월남참전자 25명의 자녀 30여명이 아버지와 비슷한 하체마비나 피부질환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이 자녀의 혼사문제등으로 피해 사실을 숨기고 있어 실제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실례로 국가보훈처로부터 고엽제환자로 공식 인정된 김모씨(50·경북 영일군)의 아들(22)은 하체가 마비됐고 장모씨(48·경남 거창군)의 아들(21)은 심한 두통과 함께 피부에 검붉은 반점이 생기는 악성 피부질환에 시달리고있다.
보훈처가 집계한 국내 고엽제 피해자 검진현황에 의하면 검진을 완료한 2천9백94명중 후유증으로 판명받은 피해자는 전체의 9.5%인 2백83명. 후유의증환자는 9백68명(32.3%), 고엽제와 무관은 58.2%인 1천7백43명이며, 현재 검진중인 사람은 4백21명이다.
보훈처는 ▲비호지킨 임파선암 ▲연조직 육종암 ▲염소성 여드름 ▲말초신경병 ▲폐암 ▲만발성 피부포르피린증등 10개질병에 한해 후유증환자로 판명,상이군경으로 분류해 치료비와 함께 매월 30만∼1백20만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후유의증의 경우 피부계·신경계·내과계로 나눠 17개 질병에만 이를 적용, 치료비만 지급하고 있으나 비슷한 증상이 일어나고 있는 2세들은 직접 관련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다.
또 파월장병단체등이 미국의 고엽제제조회사등을 상대로 피해배상소송을 추진하고 있으나 상대측의 조직적인 대응에 대처하지 못해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미국의 경우 월남전에 파병된 2백50만명중 고엽제피해자 전원에게 진료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후유증판명을 받은 7백19명(0.03%)에게는 연금과 치료비, 자녀교육비, 재활비용등을 부담하고 있다.【홍윤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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