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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위험” 하노이 유일 고속도(월드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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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위험” 하노이 유일 고속도(월드 포커스)

입력
199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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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시내와 노이바이국제공항을 잇는 베트남 최초의 자동차전용 고속도로가 지난 3월 개통됐다. 총길이 14.5로 30분 거리이다. 하노이 방문이 잦아진 외국기업인들은 이 도로를 달리며 변화하는 베트남을 피부로 느낀다. 그러나 이 고속도로는 다른 나라에서처럼 마음놓고 달릴 수 있는 그런 도로가 아니다. 

 시속 1백이상의 속도로 질주하는 외국인승용차앞에 느닷없이 반대방향에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우마차 모터사이클 자전거도 갑자기 뛰어들어 운전자의 가슴을 내려앉게 한다. 아예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급기야 국영TV등 현지 언론이 시민들을 상대로 고속도로이용에 대한 계도캠페인을 시작했다. 『고속도로에서는 2륜차와 우마차통행은 금지돼있다. 차선반대방향으로 달리지 말라. 무단횡단하지 말라』 등등이 주요내용이다. 한 관리는 『국민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본적이 없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고속도로」는 베트남개방화의 상징이다. 외국기업인들에게 이 고속도로를 타고 베트남으로 달려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편안한 마음으로 질주하기엔 아직 이르다. 베트남에는 자본주의식 사고로는 납득키 어려운 일들이 이곳에선 당연한 경우가 허다하다. 도로면 누구나 다닐 수있다고 생각하듯 모든 사회의 구석구석엔 아직 사회주의의 사고방식과 생활패턴이 뿌리깊게 박혀있다. 이같은 사회주의의 폐단과 비합리성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기엔 시간이 필요한 것같다. 75년 통일후 19년동안 세계와 거의 담을 쌓고 지냈던 긴 세월의 잠에서 깨어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기업들도 베트남개방화붐의 고속도로를 타기전에 자전거 모터사이클 우마차들의 무단횡단이나 역질주같은 예기치 않은 위험은 없는지 점검하고, 「투자」라는 승용차의 속도를 신중히 조절해야 할 것같다.【하노이=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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