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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우국론」(앞과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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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우국론」(앞과뒤)

입력
199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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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화합정치 제안하던날 국회 심야까지 대치/DJ “개혁지속 보수반동경계” 시국관피력 주목 『우리는 현 정국을 위기라고 진단하지만 이를 호재라고 즐기지는 않는다. 청와대와 여야가 3박자로 화합해서 현 정국을 풀어나가자』 거의 매일 청와대와 민자당을 향해 「독설논평」을 퍼붓던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28일 색다른 어법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는 이회창전총리 경질이후 경색일변도로 치닫던 정국이 화합국면으로 가는구나 하는 희망섞인 낙관론으로 곧바로 직결되었다.

 그러나 하오 늦게 난기류에 싸인 의사당은 이 낙관론이 설익은것임을 이내 증명해 주었다. 여야는 마지막절충에 실패한채 제갈길로 가고 만것이다.

 결과는 이렇게 끝났지만 최근 야당의 앞과 뒤를 다시 보면 민주당은 나름의  우국론을 갖고 있었다고 할수 있다.

 특히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시국관은 가령 이렇게 나타난다. 바로 전날 국제회의 참석차 필리핀으로 떠나면서 그가 남긴 시국관은 현상황에서 야당의 입지와 위상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함축해주는 듯했다. 김이사장은 김영삼정부가 문민정부임을 상기시키면서 『개혁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김대통령을 민주당이 코너로 모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이사장의 이같은 견해에는 개혁은 성공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수세력의 반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평소입장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것이다.

 김이사장은 특히 김현철씨 문제에 민주당이 지나치게 집착하는데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대통령의 가족문제를 감정적으로 접근하는것은 도움이 되지 못하며 이에대해 당이 나서 진상조사위까지 구성하는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밝힌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을 다녀온 이기택대표도 비슷한 취지의 얘기를 했다. 이대표는 총리경질파문으로 급거귀국하는 기내에서 『정부가 곤경에 처했다고 해서 대안도 없이 몰아붙이기만 해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못한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우리의 상대는 정통성을 가진 문민정부이고, 때문에 마구 내닫는것보다는 우리도 자제할줄을 알아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마지막 자세는 우국론이 말뿐인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이 무슨 사정으로 한껏 자랑할수 있는 이같은 얘기들을 실현에 옮기지 못하는지 모두들 궁금해 하는것같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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