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우려되는 복지부동 제거/고개드는 부처이견 조정 견제/정책결정 과정 실무역할 중점/무력감 총리실 사기진작은 “발등의 불” 이영덕총리체제는 어떤일을 하고 어떻게 내각을 이끌것인가. 국회인준에서부터 곤욕을 치르고있는 이총리체제지만 앞으로 할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이총리체제는 이회창전총리의 전격경질에 수반된 여론의 냉랭한 시선을 받으며 출발하게된다. 그만큼 부담감도 많고 정신적 충격도 적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총리내정자는 하기에 따라선 앞으로 지금까지 나타난 혹독하리만치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면서 성공할 기회도 많이 부여받은 셈이다.
지난 22일 이내정자는 급작스럽게 총리로 내정된 직후『화합과 화목이 넘치는 정부를 만들어 7천만 동포들에게 도움을 주는 총리가 되겠다』고 간략히 포부를 밝혔다.그후 줄곧 통일부총리 집무실에서 두문불출하며 이전총리에 대한 호의적 여론이 자신에 대한 냉랭함으로 진전되는 것에 곤혹해 하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이기간동안 그는 총리실간부들이 전해준 내각운영전반에 관한 두툼한 보고자료뭉치를 받아들고 검토를 거듭하고있다.
이내정자가 풀어야할 과제는 크게 4가지로 볼수있다. 첫째는 이전총리경질로「공직사회에 눈치보기가 만연하고 복지부동이 훨씬 심해질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고 공직사회에 새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이를 위해 그는 지시일변도의 행정관행보다는 자율적인 행정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이전총리가 미처 마무리하지못한 공무원의 처우개선등 사기진작책도 챙겨야한다.
둘째는 국무총리제의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부처의 이견을 적절히 조정하는 문제이다.이전총리 재임중 잠시 주춤했던 부처이기주의가 재발할 우려가 높으므로 이를 적절히 견제하는 능력발휘가 요구된다.그는 총리내정직후 부처의 자율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힘있는 부처가 힘없는 부처의 반대를 일방적으로 억누르고 정책을 결정하려는 행태까지 방관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높다.
셋째는 청와대와의 관계재정립이다.이신임총리체제하에서는 정책결정과정에서 청와대의 관여가 커지고 총리실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란게 지배적인 관측이다.따라서『총리실이 정책의 단순한 보고창구냐』는 식의 푸념보다는 청와대의 각종 지시와 정책안이 내각차원에서 잘 이뤄지는지 챙기는 실무적인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다.이를 위해선 이전총리때 인력을 대폭 보강했던 총리실내 정부정책평가팀을 더욱 활성화하는 등의 방안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이전총리경질의 후유증을 가장 심하게 겪으며 일종의 무력감까지 느끼고있는 총리실을 추스리는 것이다.현재 총리실직원들은 직책의 상하에 관계없이 총리실에 대한 청와대의 곱지않은 시선에 큰 부담감을 느끼고있다.총리실 직원들은 이전총리휘하에서 부처간의 이견조정,새로운 정책아이디어개발등에 열성이었던만큼 이전총리가 경질된후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총리역할을 제대로 하지못할 경우 그 부담은 총리 개인뿐만 아니라 여권전체에 돌아간다.따라서『내게 별로 기대할 게 없다고 하니 차라리 홀가분하다.총리직을 성실히 하다보면 여론도 돌아설 것』이란 이내정자의 각오에 못지않게 이내정자의 입지를 넓혀주려는 청와대와 당등 여권의 의도적인 노력도 필요한 것이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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