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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승용차」 참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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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승용차」 참여(사설)

입력
199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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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이 승용차 사업에 참여해야하는가. 정부는 조만간 이 뜨거운 문제에 결단을 내려야 할것 같다. 삼성중공업은 28일 일본 닛산(일산)자동차사와의 승용차생산에 관한 기술도입계약 체결내용을 밝히고 빠르면 5월중에라도 상공자원부에 기술도입신고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기술도입신고에 대해 수리 여부는 상공부주무과장의 「전결사항」으로 돼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의 이번 기술도입 신고는 과장의 「전결사항」은 커녕 장관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선의 결단에 의해서 결정될 문제가 될것 같다. 정부내부의 결정과정은 어떻든간에 결정 그자체는 국민 또는 국가경제의 관점에서 정당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판단의 기준은 어떠한 결정이 한국경제를 위해 유익할 것이냐가 돼야할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승용차사업 참여에 관계, 경제계, 언론계가 이처럼 과잉일 정도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첫째는 승용차 산업이 앞으로 한국경제의 진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략업종이고 둘째는 삼성그룹이 우리 경제에 자타가 공인하듯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있는 정상의 재벌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기계, 전자, 화학에서부터 산업미술에 이르기까지 종합공학산업이다. 부품만도 2만여 가지를 상회하고 있는 전·후방연관 효과가 큰 산업이다. 또한 생산·판매에서 연구개발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세계적으로도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98년에는 자동차시장을 완전개방하게 돼있어 국내에도 그 경쟁의 압력이 밀어 닥칠것은 시간문제다. 국내자동차회사들은 미국의 GM등 3대사, 일본의 도요타등 5대사, 유럽의 벤츠, 르노, 폴크스바겐, 피아트, 볼보등 세계적 자동차회사들과 대결해야 한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도 역량이 입증된 재벌그룹이 자동차산업에 참여하는것은 바람직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삼성그룹의 승용차산업참여는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대, 대우, 기아, 쌍롱, 아시아등 기존회사들과의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다. 지난 26일 발표된 산업연구원(KIET) 보고서는 삼성그룹의 진입허용과 불허 경우의 장단점을 잘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진입허용의 경우 기존업계의 효율성 증대, 기술수준의 향상, 수출신장, 기업의 대형화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했다. 그러나 기존기업의 기술인력유출·외국모델 수입경쟁에 따른 국산모델개발 지연, 내수시장 경쟁격화에 의한 채산성 악화 및 대외경쟁력저하등이 문제라 했다. 또한 업종전문화, 문어발식 경영지양등 정부의 재벌 및 산업정책과 배치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최선의 방안은 정부가 기존업계·삼성그룹등 이해당사자들이 대립보다는 상호협력체제에 의해서 이 문제를 타결토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 길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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