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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건의 닻 올렸다/베트남:1(아시아 리포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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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건의 닻 올렸다/베트남:1(아시아 리포트:1)

입력
199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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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수 해제… 다시 본 「하노이의 오늘」/도전·기회의땅 “아직 가시많은 생선”/월정부선 “천연자원 무궁” 외자유치에 온힘 아메리카리포트에 이어 이번 회부터 도전과 기회의 땅 동·서남아시아의 경제 격전지를 인도차이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서남아권역으로 나눠 심층 보도한다.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동·서남아지역은 무서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거대한 교역 및 투자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등 인도차이나 지역은 아직 미개척시장으로 미국의 대베트남금수조치해제이후 개방화속도를 가속시키면서 선진 기업들의 경제싸움터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 시장을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뛰어들어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일보 해외기동취재팀은 동남아지역의 경제·사회현장 구석 구석을 샅샅이 뒤져 실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우리의 교역 및 투자전략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굿모닝 베트남!』

 미국의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영화 「굿모닝 베트남」에서 호치민(구 사이공)의 새벽을 열었던 이 외침을 베트남 통일후 만19년뒤인 오늘 서방기업의 투자가들이 연일 흥얼거리고 있다. 미국의 대베트남 엠바고(금륜조치)해제 때문이다. 서방기업들은 「아시아 최대의 잠재시장」 「20세기 최후의 개척시장」으로 일컬어지는 베트남을 공략하기 위해 새벽부터 분주하다.

 베트남행 비행기는 매일 만원이다. 호치민과 하노이간 국내항공선은 최근의 증편에도 불구, 좌석예약을 위해 웃돈을 주어야 할 때가 많다. 호텔사정도 마찬가지다. 풀만·하노이·플로팅·렉스호텔등 주요호텔들은 2∼3개월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다.

 베트남국영TV는 이미 다국적기업의 선전장이 되어 버렸다. 쉘 NEC 네슬레 카스트롤 코카콜라 혼다등 세계 다국적기업들은 TV광고시간대를 거의 독차지, 연일 광고공세를 펴고 있다.

 콜라(코카 펩시) 은행(씨티 BOA) 신용카드(비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석유개발(모빌 BP 토탈 쉘) 필름(코닥 후지) 자동차(크라이슬러 미쓰비시) 항공기(보잉 맥도널더글러스 에어버스) 통신(AT&T 지멘스 프랑스통신) 등 주요 분야에서 세계최강이 맞붙었다.

 그러나 서방기업들의 대베트남 현지투자는 아직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엠바고해제로 베트남진출러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투자붐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일시에 수천만달러 내지는 수억달러가 들어가는 대형현지투자의 경우 자칫 본전도 못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도로항만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이 한국의 60년대수준밖에 안될 정도로 낙후되어있는데다 투자자본회수 및 경영권유지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아직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가장 독소적인 조항은 주식회사의결기구의 만장일치제. 베트남의 외국인투자법은 증자 정관개정 임원임면등 9개항목에 대해선 이사회(주주총회)의결시 한명이라도 반대할 경우 통과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주주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베트남당국이 중재·결정토록 하고 있다.

 만장일치제는 시장경제체제에서의 주식회사 대주주기능을 완전무력화시킬 수 있는 독소조항이어서 서방기업들이 이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베트남정부는 냉담한 반응이다.

 서방기업들은 현지투자보다는 자동차 가전 기계설비 컴퓨터등 상품을 파는 무역과 도로 항만 철도 통신등의 SOC건설참여등 돈을 빼먹는데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의 SOC미비는 제조업투자가들에게는 큰 장애요인이지만 건설엔지니어링업체엔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방기업들은 자본·기술이 없는 베트남정부가 사회간접시설확충을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 자금조달방법과 설계기술까지 제공하며 외상으로 건설해 주겠다는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들 외국기업들은 「밥을 지어 주는 것만이 아니라 밥을 지어서 떠 먹여주는 방식」의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국제협력단(JICA)이 제시한 베트남북부철도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JICA는 하노이 하이퐁등 북부지역철도(총연장 9백)를 현대화시켜 주겠다며 8억6천2백만달러규모의 3단계 대규모 프로젝트를 만들어 베트남정부와 협의중이다.

 호주정부도 호치민시와 메콩델타지역을 연결하는 마투안대교 개량보수공사(7천만달러)에 대한 타당성조사에 들어갔다. 싱가포르지하철을 건설한 경험이 있는 미파슨스 브린거호프사(엔지니어링전문)는 호치민시의 지하철건설계획까지 짜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그룹은 베트남정부에 자동차산업육성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구엔 안 도안 베트남중공업부 기획국장은 『우리는 과거 한국처럼 경제개발에 필요한 돈과 기술은 없지만 대신 석유 가스 석탄등 양질의 천연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 달라』면서 자신감에 차있다.

 베트남은 자원보유나 성장잠재력면에서 유력한 투자·교역시장임에 틀림없지만 아직은 「가시많은 생선」이다.【호치민=이백만기자】

◎◇아시아기동취재반

  ▲이백만(경제부기자)

  ▲정광철(정치부기자)

  ▲강진순(사회부기자)

  ▲최규성(사진부기자)

  ▲남재국(체육부기자)

  ▲황상진(사회부기자)

  ▲김철훈(문화1부기자)

  ▲이상원(국제부기자)

  ▲김광덕(기획취재부기자)

  ▲황양준(전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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