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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세가/「게임기」 시장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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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세가/「게임기」 시장 열전

입력
199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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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서 “독주”… 3차원 영상용 추진/닌텐도/미 시장 “약진”… 「가상현실」 이미 내놓아/세가/멀티미디어 시대 겨냥 “양보불가” 일본의 세계적인 양대 게임기제조업체 「닌텐도」와 「세가엔터프라이즈」간에 시장쟁탈전이 치열하다. 현재 양자간 접전은 단순한 게임기 판매경쟁을 넘어 멀티미디어시대를 겨냥하고 나아가 가상현실(VR)을 게임기에 접목시키는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은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는 닌텐도가 다소 우세한 상태. 닌텐도는 지금까지 전세계에 1억3천만대이상의 가정용게임기를 팔았고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46억7천만달러에 달해 10억달러이상 차이로 세가(36억달러)의 추격을 저만치 따돌렸다.

 하지만 세가도 만만치 않다. 세계 게임기 시장에 본격진출한 80년대 후반이후 불과 수년만에 4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시장에서는 45%를 장악, 80%(92년말)를 휩쓸던 닌텐도의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44%로 대폭 끌어내리면서 판도를 뒤바꿔 놓고 있다.

 현재 양사간 싸움은 종전과는 달리 일 미 영 등의 유수기업과 합작형태를 띠면서 가열되고 있다. 그 첫번째 분야가 좋은 음질, 깨끗한 화상에 빠른 속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성능 게임기 및 게임프로그램 개발영역.

 대표적인 예가 64비트게임기 개발경쟁이다. 닌텐도는 미실리콘그래픽사와 제휴, 64비트 가정용 게임기를 95년말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지난해 9월 발표했다. 그러나 바로 몇 주후 세가는 히타치, 야마하, JVC등과 손잡고 닌텐도보다 1년 앞서 동일한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혀 닌텐도에 일격을 가했다.

 이에 질세라 닌텐도도 영국의 아고노트 소프트웨어사의 도움을 받아 하드웨어인 3차원영상 게임기를 개발중이며 노무라연구소와 협력, 게임기사용자가 스스로 게임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연구하고 있다.

 양사가 이처럼 고성능 게임기개발에 힘을 모으는 것은 이 분야가 멀티미디어시대 시장다툼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기능까지 겸비한 고성능 게임기가 케이블(유선)TV와 결합, 쌍방향 통신이 가능해지면 멀티미디어시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와 함께 양사간 멀티미디어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이미 불붙었다. 세가의 대응이 전력투구라면 닌텐도는 필요한것만 취한다는 전략이다.

 멀티미디어가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는 세가는 지난해 전년보다 38%나 증가한 1억4천5백만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는데 대부분을 멀티미디어연구와 개발에 쏟으면서 닌텐도보다 한발짝 앞서가고 있다. 이미 미타임워터사, TCI사등과 손잡고 쌍방케이블 TV인 「세가채널」을 미국내에 마련, 게임프로그램을 사지 않고도 케이블TV 가입자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닌텐도도 게임기 사용자가 인공위성을 이용, 게임 데이터베이스와 접속해 게임을 즐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새로운 게임기 하드웨어분야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게임의 질적 재미를 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가의 적극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상현실(VR)분야로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가상현실은 게임참가자가 현실이 아닌 영화나 상상속의 상황을 컴퓨터조작을 통해 실제상황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것. 세가는 가상현실의 상품화 가능성만 타진해 보고 있는 닌텐도와는 대조적으로 이미 제품을 개발해 놓고 있다. 가상현실을 도입한 테마파크(놀이공원)를 연내에 오사카 요코하마등에, 금세기말까지는 일본의 47개 현마다 하나씩을 세울 예정이다.【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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