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방 악취속 15명이 아우성/한겨울도 냉방·온종일 중노동/본지취재팀 부산현지 르포 원생 폭행치사사건으로 말썽을 빚고 있는 부산 사하구 구평동 새희망정신요양원(원장 이혜옥·72·여)은 말만 요양원이지 원생들이 아무런 희망을 가질수 없는 수용소였다.
원생은 남자 3백43명, 여자 1백43명등 4백86명으로 8개병동에 수용돼 있다. 1개 병동당 6∼7개의 방에서 15명이 생활하고 있다. 평균 2평가량의 방은 너무 좁아 잠잘 때 다리를 뻗기도 불가능하다. 겨울에는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서로의 체온으로 버텨야 하고 여름에는 지독한 악취등에 시달린다.
특히 원생들에게 「공포의 방」으로 불리는 독방 수용자들은 보조원(일명 선생)에게 잘못 보이면 간호사의 보살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중증환자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
8병동 수용자 황모씨(32)는 『선생들이 환자들에게 일광욕도 3∼4개월에 한 번밖에 시켜주지 않고 걸핏하면 핑계를 만들어 폭행을 일삼는다. 사건이 나기 전까지만해도 환자들이 스스로 밥을 지어 먹었으며 반찬은 고춧가루를 조금 발라 형식만 갖춘 김치가 전부다』고 폭로했다. 정모씨(45)는 『지급되는 의복이라야 1년에 트레이닝복 한 벌이 고작이고 겨울에는 팬티와 러닝셔츠를 아끼기 위해 얇은 내복만 입힌다』고 말했다.
원생 김모씨(33)를 면회 온 어머니는 정확한 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요양원측이 원하는대로 거금을 건네줬지만 딸이 고생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따지지도 못하고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눈물을 떨구었다. 또 황모씨(36)도 『면회를 올 때마다 3만∼10만원씩 보조원들에게 뇌물을 건네줘야 겨우 면회가 가능하고 정기적으로 온라인으로 돈을 부치지만 통장을 선생들이 보관하고 횡령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요양원의 강제노역은 더욱 큰 인권유린이다.
87년께부터 원장 소유인 거제도농장에서 매년 수개월씩 강제노역을 했다는 이모씨(53)는 『동료 10여명과 하루에 담배(청자) 6개비와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식사로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중노동에 시달리고, 일이 없을 때는 인근 마을일까지 해주었으나 품값은 농장관리인이 챙겼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기자에게도 부동자세로 선채 답변했다.
의사는 환자수의 과다와 관계없이 1명이 1주일에 하루만 근무하고 간호사도 1백명당 1명이다. 애초부터 치료효과는 기대 밖이다.
시와 구청의 지도점검 부실이 요양원측의 불법변태적 운영을 부채질한다고 원생과 가족들은 입을 모았다.
한편 이곳 직원들은 『연일 인권유린사태가 보도되자 그동안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일해 온 간호사·보조원들이 속속 떠나고 있어 운영자체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것』이라고 말했다.【부산=김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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