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사실감 높여… 모방범죄 유발이 문제 TV 정보·교양프로그램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단역배우나 당사자가 직접 출연, 상황을 재연함으로써 사실성과 전달력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있다. 일반적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기존의 KBS1 「사건25시」 MBC 「경찰청 사람들」등이 인기를 얻고있는 가운데 SBS봄철신설프로인 「병원24시」에서도 이같은 방식을 도입했다. 이들 프로는 공통적으로 드라마 형식을 삽입하면서 신인배우나 피해당사자를 출연시킴으로써 극의 사실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에 식상해 있던 시청자들에게 신선감까지 전해주고 있다.
지난 21일 첫방영된 「병원24시」(하오8시45분)는 오토바이 사고로 척추를 다친 환자의 수술여부를 둘러싼 의사와 보호자간의 갈등, 각 전문의간의 의견대립등을 실감나게 재연했다. 단역배우가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를 대신해 사고순간부터 수술전까지 고통스러운 모습을 연기했고 환자가족과 의사, 소방서계장이 직접 제작에 참여, 어색하지만 진솔해보이는 연기도 펼쳤다.
매회 피의자나 용의자를 공개수배, 시청자의 제보를 이끌어내고 있는 「사건25시」(토 하오8시)나 범죄발생배경부터 검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다루고 있는 「경찰청 사람들」(수 하오8시5분)은 둘 다 내용에 따라 피해자가 직접 출연하거나 단역배우가 대역연기를 펼쳐 사건전모의 이해를 돕고 있다.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직접 출연해 피의자 검거과정을 설명하거나 직접 재연하는 것도 극의 사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신인이나 당사자 출연이 프로의 이해와 사실감을 높여주자 MBC 「오변호사 배변호사」 같은 법률상담프로까지 이를 도입하는 모습이다.
캐스팅관리전문회사인 MTM의 황의노실장은 『최근 리얼리티프로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단역배우들의 출연도 급격히 늘고 있다』며 『단역배우라고는 하지만 이미 연극무대나 영화에서 4, 5년의 경력을 쌓은 만큼 얼굴만 신인일뿐 연기력은 기존 배우나 탤런트에 뒤지지 않아 앞으로 이들의 활동이 더욱 넓어질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피해당사자나 낯선 단역배우들의 출연으로 극의 사실성만을 강조하다보니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특히 청소년시청자들에게 범죄모방심리를 유발시킬 위험이 크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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