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한약업사 구제로비/수임료라면 김현철씨 편지 왜 왔겠나”/「김김현철씨 관련설」 싸고 공방증폭 무자격 한약업사 구제로비와 관련, 위조사문서행사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전국 한약업사 구제추진위」위원장 정재중씨(51)는 『92년 11월 추진위 고문 지용규씨(57)가 서울 여의도 맨하탄호텔의 김현철씨 사무실에서 이충범변호사에게 1억2천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돈은 무자격 한약업사들을 구제해 달라는 명목으로 준 정치자금이었다』고 주장한다.
26일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풀려 난 정씨는 27일 『돈을 건넨후 92년 12월14일 김현철씨에게서 받았다』며 김씨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추진위원회에서 정책건의해 주신 내용중 대부분을 적극 수용하겠습니다』고 자필로 쓴 다음 「1992·12·14·김현철」이라고 서명한 문건이다. 정씨는 『문제의 돈이 이변호사에게 소송수임료로 준 것이라면 김씨가 이런 편지를 보낼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정씨는 이와 함께 『지난 2월 청와대에 「김씨에게 돈을 주었는데 민원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팩시밀리로 보낸 이틀뒤 이변호사가 연락을 해 와 롯데월드 커피숍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변호사가 「김현철씨는 이 문제에서 빼 달라. 계속 떠들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직후에 경찰청이 수사에 나서 민자당사무총장 명의로 보사부에 보낸 「한약업사 구제촉구」공문을 진정서에 첨부한것을 문제 삼아 이 공문이 위조된 것으로 조작, 나를 구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돈을 건넨 지씨가 27일 하오 서울지검 기자실을 자진해 찾아와 설명한 내용은 차이가 있다.
지씨는 『92년 11월 8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무자격 한약업사 구제를 위한 행정소송을 서울고법에 제기, 재판에 계류중인 상태에서 새로 젊고 유능한 변호사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변호사를 만나 서초동의 이변호사 사무실에서 소송수행 착수금조로 어음등 1억2천만원을 건넸으며 그 자리에 김현철씨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씨는 「소송 착수금」으로 거액을 준 이유에 대해 『무자격 한약업사 구제를 위해 행정소송에서 승소하거나 대통령 시행령으로 정책이 변경되도록 하는 두가지 방법을 모두 추진하는 문제를 이변호사와 상의했다』고 말해 로비자금성격도 있음을 간접시인했다.
그러나 어음 부전지에 김씨의 이름을 적어 둔 사실에 대해서는 『회원들에게 보고용으로 기금 사용내역을 정리하면서 이변호사의 이름과 함께 적어 두었으나, 김씨에게 돈을 주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정씨가 「결정적 물증」으로 제시한 편지에 대해서도 『한약업사 구제건과는 관계없는, 그린벨트 해제민원에 대한 답신이다』고 밝혔다.【김승일기자】
◎날조 주장 이충범변호사/“어음부표 이름 지씨가 쓴것/각서는 「그린벨트」문제… 선거운동 일뿐”
한약업사 로비와 관련, 「한약업사구제추진위」고문 정재중씨로부터 『정치자금 1억2천만원을 받았다』는 주장을 받고 있는 전청와대사정비서관 이충범변호사는 27일 『그 돈은 정식으로 변호사 선임계약을 맺고 받은 수임료』라고 밝혔다. 이변호사는 또『정치자금설은 전적으로 정씨가 날조한 허구』라면서『문제의 어음 부전지에 적혀있는 「이충범(김현철)」부분은 사건의뢰인인 지용규씨가 마음대로 쓴 것일뿐 김현철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변호사에 의하면 지난 92년11월12일 소송사건을 해결해 줬던 의뢰인으로부터 소개를 받고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에서 지씨를 처음 만났다는것. 지씨로부터 83년도에 실시된 한약업사시험의 경위를 듣고 『합격기준도 제시하지 않은 보사부의 조치는 법적 안정성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서울고법에 계류중인 행정소송을 맡게 됐고 그 자리에서 변호사 선임계약서를 썼다는 것이다. 지씨가『현재 추진위에 있는 돈은 1천5백만원밖에 없으니 나머지 1억5백만원은 우선 어음으로 써주겠다』고 해 문제의 어음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변호사는 이 어음을 사건관계로 아는 사람을 통해 할인,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변호사는 『물론 당시에는 대선때문에 바쁘기는 했지만 선거가 끝나면 일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선거가 끝나고 한달간 미국에 갔다와 보니 청와대비서관으로 임명될것이라는 말을 듣고 곧 지씨를 불러 「사건을 맡을 수 없으니 수임료를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씨가 『10년간을 끌어온 사건이니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며 극구 만류했고 지난해 8월 청와대를 나온뒤 과다수임료사건으로 정신없이 지내다가 지난 2월초에야 그 돈을 돌려줬다는 것이다.
지씨가 김현철씨를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지씨가 92년11월15일께 「우리도 YS를 지지하는데 사람을 모을테니 한번 와서 격려해 달라」고 해 팔레스호텔 2층 식당에 김씨와 함께 가서 50∼60명에게 인사를 한 적이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이변호사는 또 『그린벨트해제추진위 고문도 맡고 있는 지씨가 추진위 간부들을 소개해 김씨를 만나게 해줬고 해제추진위가 갖고 있는 표를 의식, 12월14일 「추진위원회에서 정책건의해주신 내용중 대부분을 적극 수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김씨 명의로 써주었다』고 밝혔다. 이변호사는 『이 각서를 가지고 정씨는 정치자금수수의 증거인양 말하는데 한약업사문제와는 전혀 관계없는것』이라며 『대선때 어느 후보나 민원인들에게 이와 유사한 내용의 약속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변호사는 지난 2월4일 「터무니없는 내용의 진정이 청와대에 들어왔다」는 얘기를 듣고 지씨에게 연락, 수소문끝에 롯데월드호텔 커피숍에서 처음 정씨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는 자신과 지씨, 정씨 그리고 다른 협회관계자 1명등 모두 4명이 있었고 김현철씨나 김씨의 누나는 없었다고 말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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