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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이 총리 내정자(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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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이 총리 내정자(앞과 뒤)

입력
1994.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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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보4일 지났건만 「인준대립」등 상황악화/임무시작 하기도전 여론의 「위상단정」엔 착잡 25일에 이어 26일에도 이영덕총리내정자는 하루종일 통일부총리 집무실에서 두문불출했다.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총리내정사실을 통보받은지 벌써 4일이 지났건만 한번도 총리실에 가지 않았다. 업무보고차 찾아온 총리실 간부들도 모두 돌려보냈다. 단순히 국회인준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임명장을 받기도 전에 닥쳐온 주변의 상황들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게 주변의 얘기이다.

 이내정자는 25일 이회창전총리의 이임식이 열릴 당시 통일원집무실에 있었지만 이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취임식이 따로 열리는 흔치 않은 상황에서 모양새가 별로 좋지 않을 것같다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뒤이어 열린 국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국무회의는 정재석경제부총리가 주재했다. 총리로 내정됐을뿐 국회인준은 물론 임명장도 받지 못한 상태라 법상으론 여전히 경제부총리 다음 서열이다.

 총리로 발탁돼 언론의 화려한 각광 속에 의욕을 보이며 내각의 새출발을 다짐하던 역대 총리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덩달아 총리실은 물론 내각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어수선한 모습이다.

 22일 총리발탁 직후 『화합과 화목이 넘치는 정부를 만들어 보겠다』며 소감을 피력하던 이총리내정자는 그 직후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보며 「착잡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내정자는 무엇보다 이전총리의 전격사임이 불러온 비판적인 여론에 난감해 하고 있다.이전총리에 대한 호의적 여론이 역으로 자신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내정자는 총리직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는 권위주의 시절의 총리 정도가 고작일것』이라는 식의 따가운 여론에 직면해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내정자는 국회인준이란 벽에 부딪쳐 있다. 황인성전총리의 국회인준당시엔 야당이 불참이란 소극적 전략을 택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야당이 내각총사퇴는 물론 이전총리의 전격경질자체를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이전총리의 전격경질에 대한 정치쟁점화 시비가 곧바로 이내정자 자신에 대한 야당의 혹독한 비판공세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리발탁경위를 『 「총리를 맡아달라」는 김대통령의 급작스런 전화를 「이전총리를 잘 도와주라」는 의미로 잘못 알아듣고 「예」라고 얼떨결에 대답했다』고 설명한 이내정자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총리직을 수락하게 됐다는 것이다. 첫 출발부터 시련의 연속인 이내정자가 어떤 모습으로 총리직을 수행해 갈지 주목된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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