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경질파문으로 대치국면에 들어갔던 국회가 25일 가까스로 「회기연장」이란 출구를 찾아 여야격돌상황을 면했다. 이날 상오까지도 여야는 이영덕총리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놓고 「단독강행」과 「실력저지」로 맞섰다. 그러나 서로가 이날을 자기 주장대로 넘길수 없다는 공통인식아래 하오부터 『일단 어려운 길을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여야는 이날 3차례의 총무회담을 갖고 밤늦게까지 지루한 신경전을 벌였으며 파행국회를 꺼린 이만섭국회의장은 마지막까지 중재역을 자임했다. 하오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하오 4시, 6시, 10시, 10시30분으로 개회시간이 계속 연기됐다가 마침내 폐회시간을 30분 남긴 11시30분께 회기연장안을 처리했다. 이날 하오 9시10분부터 의장집무실에서 시작된 마지막 총무회담은 2시간여동안 마라톤으로 진행된끝에 이의장이 3개항의 합의사항을 발표하는것으로 끝났다. 이 자리에서 이한동민자·김태식민주총무는 각자 「회기연장안」에 공감하면서도 합의사항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막판까지 씨름을 벌였다. 회의도중 민주당의 율사인 박상천의원이 회담장에 들어가 민주당측이 주장하는 전국무위원해임건의안발의에 대해 설명했고 10시께는 김총무가 나와 당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내용을 보고, 마지막 승인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날의 합의가 현상황의 해결이라기보다는 미봉에 그쳐서인지 양당총무의 표정은 어두웠고 민주당측이 제기한 전국무위원해임건의안발의에 대해서는 이총무가 『사실상 내각불신임으로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는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으나 실효를 거두지못했다.
이에앞서 상오 11시25분께 열린 1차 총무회담은 50분여간 진행됐으나 양당의 입장확인에 이어 이의장의 중재안을 들은채 소득없이 끝났다. 이총무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관한 사항인데 빨리 처리해야 국정수행의 단절이 없다』며 단독처리불사 입장을 밝혔고 김총무는 『그러면 우리당은 실력으로 저지할수 밖에 없다』고 되받았다. 이때 이의장이 나서 『야당이 투표함을 들고나가는것을 TV에서 방송하면 서로가 큰 망신』이라며 『어차피 법사위에서 국정조사계획서 확정이 어려운 형편이니 회기연장을 해놓고 계속 절충해 가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어 하오 2시부터 1시간10분간 있은 2차 총무회담에서는 양당이 내심으로는 이의장이 제안한 회기연장안에 공감하면서도 국정조사계획서 작성문제로 팽팽히 맞서 별다른 결론을 내지못했다. 이의장은 회담도중 현경대법사위원장을 불러 양당 총무와 함께 문서검증과 계좌추적 문제를 논의했으나 절충점을 찾지못한채 『법사위 논의결과를 지켜보고 다시 총무회담을 갖자』는 것으로 끝났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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