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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호 “정치·군사대국화” 닻올려/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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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호 “정치·군사대국화” 닻올려/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집념”

입력
1994.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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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혁·통상문제 발등의 불 일본의 하타(우전자)내각이 25일 닻을 올렸으나 난제가 산적돼 있는데다 정권기반이 여전히 불안하여 본격내각이 되기는 힘들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하타정권은 오자와(소택일랑)신생당대표간사의 시나리오에 의해 경제력에 걸맞은 정치대국·군사대국을 향해 항진할것이 분명하다. 전임 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가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진출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하타정권은 상임이사국에의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타총리는 총리가 되기직전 『천황이나 정부요인이 외유할때 과거에의 언급이 화제가 되는것은 일본이 정식으로 사죄의 뜻을 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솔직한 사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차원의 진사를 표할 의사를 밝힌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에 덧붙여 『일본이 상임이사국 가입요청을 받으면 전력을 다한다는 자세로는 각국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 비핵국이 안보리에 들어가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이 유엔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나갈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변국가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선 일왕이나 정부차원의 사죄도 불사하겠다는 의사표시임이 분명하다.

 신정권은 현재 북한의 핵문제와 세제개혁, 미일통상문제등 3가지 난제를 6월말까지 해결해야 할 처지다. 이중 가장 시급한 것이 북한핵문제. 북한은 최근 실험용원자로의 핵연료봉 교환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입회를 허용할 자세를 보이는등 전향적으로 나오고 있긴 하지만 유엔이 북한에 제시한 재사찰수용시한이 4월말로 되어 있어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5월중순에는 안보리가 「다음 조치」를 취할것이 확실하다.

 최근 방일한 페리미국방장관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중국의 반대로 안될 경우는「다국적형 제재」로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바 있어 하타정부는 유엔의 결의와는 관계없이 한 미 일 3국을 주축으로 한 다국적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사회당이 이를 용인할지 의문이다.

 또 세제개혁문제도 「국민의 이해를 얻어가며」 6월중에 결론을 내기로 사회당과 합의했다. 정부관련부처는 소득세와 주민세의 감세분을 소비세로 충당하려면 현행소비세율 3%를 7%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인데 호소카와정권때 소비세율을 7%로 높이려는 국민복지세 구상에 끝까지 항전했던 사회당이 이번 세제개혁을 쉽게 용인치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신생당측에선 사회당이 당초 요구한 「국민의 합의」라는 단서를 「국민의 이해」로 희석시키긴 했지만 사회당이 이 꼬리를 근거로 고률인상에는 반대할 것이 뻔해 연립여당의 내부조정은 난항이 불가피하다.

 미일통상마찰도 오는 7월 나폴리 서방선진7개국(G7)정상회담까지가 시한이어서 일본은 내수확대와 규제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대외경제대책 제2탄을 6월말에는 마무리해야 한다. 캔터미무역대표는 지난 15일 하타외무(당시)와의 회담에서 미일경제협의의 재개조건으로 거시정책, 협의의 목표, 객관적 기준등 3가지점에서의 합의를 들었다. 일본은 흑자삭감과 수입확대등에는 이견이 없으나 자동차와 그 부품등 개별분야의 시장개방에 대한 객관적 기준에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하타정권이 정치적 결단에 의한 양보를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러한 어려운 문제들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오자와는 하타정권의 출범에 앞서 연립내부의 정책합의를 우선시켰지만 사회당의 반발로 사회당의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여전히 화근으로 남아있다.

 오자와는 사회당이 호소카와정권때 민사당 사키가케등과 손잡고 주요정책에 제동을 걸었던 점을 감안, 사회당에 족쇄를 채우기 위해 이날 하오 기습적으로 연립여당의 통일회파인 「개신」을 결성했다.

 오자와는 연합의 야마기시(산안장)회장이 사회당과 민사당 사키가케등 반오자와 세력으로 「사민리버럴」그룹을 형성시킬 움직임을 보이자 민사당을 「개신」으로 끌어들여 사회당을 고립시키는 작전을 썼다.

 이같은 오자와수법에 사회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어 하타정권은 출범 첫날부터 내분에 휘말리고 있다.【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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