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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개혁 새국면/신경영 1주년앞두고 변화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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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개혁 새국면/신경영 1주년앞두고 변화기류

입력
1994.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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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출퇴근」 재고·인사도 “유연” 바람/“재도약 정지다” “후퇴다” 안팎서 주목 새 정부출범 이후 신경영·인사태풍등으로 재계안팎에 무서운 충격을 몰고 온 삼성그룹이 「개혁 2라운드」를 맞았다. 선수도 치고 훈수도 두면서 YS신경제의 견인차노릇을 하며 재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린 「이건희신드롬」―. 그러나 최근 들어 신경영의 상징이자 삼성인의 자존심으로 간주돼 온 조기출퇴근제가 재검토대상에 오른데다 개혁노선을 「일탈」하는 인사조치가 잇달아 단행되면서 삼성개혁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 1년간 삼성은 재계라는 테두리를 뛰어 넘어 사회전반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7·4제」(7시출근 4시퇴근), 신인사, 규제완화, 공직자연수 독점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삼성의 행보가 잦은 감탄과 찬사를 일으킨것도 사실이다. 삼성을 선두로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복창이 기업과 공직사회에 연쇄폭발음을 내면서 앞서가는 기업이란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기출퇴근제의 후퇴와 「커브」곡선을 그리는 잇단 인사조치로 삼성의 개혁전선에 「이상기류」가 생긴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실에 부딪친 신경영의 후퇴냐, 재도약을 위한 정지작업이냐는 엇갈린 분석도 오가고 있다. 거의 강제적으로 실시돼 왔던 7·4제는 생산직에 맞지 않고 잔업중단에 따른 임금하락등으로 이직자가 늘어나면서 「벽」에 부딪쳤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질경영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란 해석이 가능하지만 조기출퇴근을 「금과옥조」로 여겨왔던 삼성측에는 어쨌든「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1개월여의 간격을 두고 잇달아 단행된 인사 역시 주목할만 하다. 지난달 7일 삼성개혁의 브레인으로 꼽혀 온 이학수·배종렬차장이 비서실에서 물러난것은 개혁기조 변화의 신호탄이 됐다. 또 비서실 차장대신 마련한 보좌역에 최고경영자과정(CEO) 출신자 3명이 임명된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CEO수료생 전원이 현업에 복귀하면서 개혁노선의 「굴절」은 뚜렷해졌다. CEO가 무능한 임원들을 솎아내려는 「대학살」의 견지에서 이루어졌다는 그룹안팎의 해석에 비추어 볼때 이번 인사는 경영혁신차원에서 추진된 최고경영층 세대교체가 일단 한계에 부딪쳤음을 입증하는것으로 재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같은 역방향인사는 지난해 인사파동이 삼성의 조직을 심각하게 흔들어 놓았고 젊은 직원들사이에도 위기감을 조성했다는 판단에 따른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밖으로부터의 곱지 않은 시선도 삼성이 2라운드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경쟁기업들은 『우리가 먼저 쌓은 공든탑(경영혁신)을 삼성의 개혁화술이 갉아먹고 있다』며 삼성의 「여론독점」을 불편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회장이 주도해 온 21세기 경제재단의 설립이 좌초되고 승용차시장 진출일정이 다소 늦어지는것도 이같은 주변분위기를 입증한다.

 6월7일―. 신경영시행 1주년을 앞두고 삼성개혁은 『후퇴냐 도약이냐』하는 기로에 서 있다. 2년째에 접어들 삼성개혁이 말로만의 개혁이라는 비판을 딛고 더욱 충실한 알맹이를 채워갈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하고 있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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