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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복지지원 정부서 적극나서길/말리 홀트(내가본 한국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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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복지지원 정부서 적극나서길/말리 홀트(내가본 한국 한국인)

입력
1994.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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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6년 내가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무리를 지어 구걸하러 다니는 장애인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당시 장애인기관이라고 하는 곳들을 가보면 수용된 아이들이 옷하나 변변찮게 걸치지 못하고 화장실도 없어 마룻바닥을 사용하곤 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기관과 시설들은 70년대 들어서야 겨우 뛰엄뛰엄 세워졌다. 한국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이 쏟아진 것은 80년대부터다. 당시 한국정부는 전 세계 장애인들이 한데 모여 어울리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경기에 한국장애인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했다. 체육관등을 새로 건립하고 장애인교육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정작 이 패럴림픽을 주관하는 한국조직위 위원중에는 장애인이 단 한사람도 없었다. 국제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장애인(맹인)이고 그 밖의 관계자들 역시 장애인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에도 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해 애써온 장애인 지도자들이 많은데 왜 이들이 조직위원에 선정되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장애인들과 오래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장애인들이 「차별」을 너무나 잘 견디어낸다는 점이다. 내가 자란 미국 오리건주에서도 주위 선생님,친구,친척들이 장애인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을 정상인과 다른 부류의 사람들로 생각하는 법이 없었다. 학교나 일자리, 결혼생활등 모든 것이 그들 능력에 따라 이루어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은 가족중 장애인이 있다는 사실부터 먼저 숨기려든다. 그들은 이 장애를 천형이라며 체념한다.

 최근들어 한국에선 각 기업체들이 일정수 이상의 장애인을 채용토록 하는 법안을 시행하고있다. 노동부도 장애인들을 위한 직업소개소와 직업훈련센터를 일산신도시에 세웠다. 한국언론역시 장애인들의 성공사례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장애인들에게 힘이 되고 희망을 주는 것들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게는 아직도 개선돼야 할 점들이 너무나 많다. 가령 공원에 가보면 장애인을 위한 주차장소가 있지만 너무 좁아 휠체어를 싣는 밴리프트가 주차할 수 없게 돼있다. 또 장애인들 부부가 병원에 긴급히 갈 일이 생겼을 때 큰 곤란을 겪지만 의료정책적으로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 대부분은 버림받아 고아원에서 자랐기 때문에 독립을 하고싶어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 그들은 언제나 게딱지만한 방에서 살다가 허둥지둥 쫓겨나듯 이사가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정부에 부양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지난번에도 약 3백여명의 장애인들이 일산신도시에 버스표 판매부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겨우 10여명만 허가를 받았다. 그런 경우에는 시정차원에서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고용주들은 「장애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오히려 정상인보다 더 뛰어나다.

 최근 대통령이 장애인들과 관계종사자들을 청와대에 초청한 자리에서 「스티븐 호킹」「루스벨트대통령」등을 가장 존경하는 장애인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 위인들이 이 땅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한국정부가 장애인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않기를 바란다.<홀트아동복지회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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