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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은행통장/사진·만화·향기로 고객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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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은행통장/사진·만화·향기로 고객 “유혹”

입력
1994.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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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표지에 은은한 레몬향료 첨가/하나/외국모델사진 실은 통장·카드 발매/신탁/재미있는 삽화 여러장면 새겨넣어/제일/「독특한 이미지」 심기… 점차 다양 유명모델의 사진이 새겨진 통장, 재미있는 만화가 들어있는 통장, 신선한 과일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는 통장….

 은행예금통장에도 멋과 디자인이 가미되기 시작했다. 밋밋하던 예금통장에 최근들어 사진과 삽화가 등장하는가 하면 향료까지 첨가되고 있다. 은행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기 위해 고객의 시각과 후각까지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중순부터 저축예금통장의 앞뒤표지에 레몬향료를 특수코팅처리한 「향기나는 통장」을 발매하고 있다. 은행측은 신규거래자들에게 신선한 첫 인상을 남겨줄 수 있고 고객들은 향기를 맡기위해 통장을 가까이하다 보면 저절로 저축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장은 저축예금에 한해 1만장만 발행했지만 반응이 좋아 다른 모든 예금통장에까지 재스민향과 프리지아향등 향료를 첨가할 예정이다. 

 서울신탁은행은 지난달부터 외국유명모델의 사진이 인쇄된 현금카드와 예금통장을 고객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 현금카드와 예금통장에는 각각 애드카(ADCAR)와 애드카운트(ADCOUNT)란 애칭이 붙여졌는데 광고(ADVERTISEMENT)와 현금카드(CARD) 및 예금통장(ACCOUNT)의 머릿글자를 딴 합성어이다.

 이 현금카드와 예금통장에 등장한 모델은 세계적 청바지제조업체 게스사의 전속모델인 동구출신 에바헤르지고바양. 서울신탁은행은 게스청바지의 국내판매업체인 일경물산과 제휴, 시원한 백사장에 비스듬이 누워있는 팔등신 미녀의 상반신사진을 게재하게 됐다. 당초 은행측은 10대후반∼30대초반의 젊은층을 겨냥하고 3천장만 발행했지만 보름여만에 모두 바닥나 현재 추가제작에 들어갔다.

 제일은행의 평생종합통장에는 신동우화백이 그린 재미있는 만화가 여러장 새겨져 있다. 또 고객이 돈을 예금할때 출처를 설명하면 「친척이 준 용돈」 「세뱃돈」 「아르바이트 월급」등 내용까지 가계부처럼 통장안에 기재해준다.

 조흥은행과 한미은행은 통장안에 각각 「기쁜날, ○○○씨의 미래를 위해」「나의사랑 ○○○통장」이란 문구를 인쇄해주며 신한은행은 곧 시판할 종합통장의 디자인을 위해 전문디자인업체에 용역까지 의뢰했다.

 예금통장이 멋지다고 해서 이자가 많거나 융자가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금도 하나의 상품인만큼 가급적 새롭고 독특한 이미지를 남기는 것은 은행이나 고객 모두에게 즐겁고 중요한 일이다. 금융상품도 이젠 금리나 대출등 「품질경쟁」뿐 아니라 「포장경쟁」시대에 접어든 느낌이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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