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심층부 「석유근원암」 존재/77년 포기 연일유전 재시추를” 76년 유전발견 발표로 전국을 들뜨게 했던 포항일대가 지층구조상 석유부존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부산대 김항묵교수(50·지질학)는 최근 자연사환경학회에서 발표한 「포항연일유전 석유시추의 재평가보고서」에서『연일유전(경북 포항시 해도동일대) 지하 심층부에 석유근원암인 신생대 제3기 중신세의 블랙 셰일(BLACK SHALE·흑색혈암)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재시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일유전은 75년12월 지하 1천4백75 지점에서 원유가 발견돼 3천까지 파내려 갔으나 중생대 백악기층의 기반암인 화강암류가 나오자 지질학상 그 하부에 석유근원암이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77년4월 작업이 중단된 곳이다.
김교수는 93년9월부터 연일유전과 지층구조가 똑같은 곳으로 공인된 경북 경주군 양남면나산리 일대 절개지에 노출된 화강암류를 정밀조사한 결과 「중생대가 아니라 석유가 나올 수 있는 신생대 중신세 암체」라고 시대를 재규정, 연일유전에도 화강암류 하부에 석유를 포함한 블랙 셰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또 69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륙붕 시추에 별 성과가 없는 점을 지적, 비용이 훨씬 덜 드는 포항 육상· 영일만 해저의 유전개발을 본격화할 것과 민관합동 영일만유전개발본부(가칭)를 구성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김교수는 연일유전의 원유용출에 대해 지하 3천의 원유원천(OIL POOL)에서 미량의 원유가 단층의 틈을 타고 올라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중생대 백악기이므로 석유가 나올 수 없다는 기존 학설은 일본지질학자 다테이와 이와오(립암 암)씨가 1924년 주창한 이래 검증없이 답습돼온 것』이라며 『70년대의 시추도 중앙정보부 주관으로 극비 추진돼 정확한 내막을 알 수 없으므로 재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어 북한에서도 이곳과 지질계층이 유사한 남포앞바다에서 석유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상공자원부와 한국자원연구소는 이에 대해 『연일유전은 70년대의 시추등 3차례 연구검토결과 석유부존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었다』며 『그러나 새 학설이 나온 만큼 지질학회등에 검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연일유전은 지난 65년 정우진씨(64)가 지하 6백40지점에서 원유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이후 관심을 끌어오다 76년1월 박정희대통령이 석유발견을 공식발표, 국민들을 열광시켰었다.【경주·포항=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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