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행·유보 모두 어려워/여/「상무대」 연계 등 갈수록 강경/야 상무대정치자금의혹의 국정조사를 위해 소집된 제1백67회 임시국회가 총리임명동의라는 돌출변수로 인해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여당의 회기내 처리주장과 야당의 별도 임시국회소집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있다. 이번 임시국회 폐회일이 25일로 예정돼 있으므로 여야는 이날까지는 어떤 내용이든 결론을 내야 한다. 현재 예상할 수 있는 경우는 민자당의 단독강행처리, 여야합의에 의한 표결처리, 야당퇴장등에 의한 모양사나운 표결처리, 회기연장등을 통한 상황의 연기등이다.
이중 민자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강행처리」와 「유보」의 두갈래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일단 강행처리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우세해 보인다. 강행론자들은 그 이유로 어수선해진 정국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할 필요성을 들고 있다. 또 회기를 며칠 연장한다 해도 야당이 여당의 입장을 선선히 들어줄리 만무하다고 보고 있다. 이영덕총리내정으로 공석이 된 통일부총리등 후속개각을 빨리 마무리짓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는 이유도 제시된다. 강행처리가 선택될 경우 그 첫 절차는 이만섭국회의장이 총리임명동의안 표결의 건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것이 된다. 야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해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행처리에는 적잖은 현실적·정치적 걸림돌이 놓여 있고 후유증이 간단치 않은게 사실. 평소 여야합의를 유달리 강조해온 이의장이 여당의 직권상정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이회창 전총리경질에 대해 여론도 여권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단독처리과정에서 여야의 물리적 충돌이 생길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상무대정치자금의혹과 관련된 야당의 국정조사공세가 바로 눈앞에 닥쳐있는 뇌관이다. 국정조사가 끝나면 우루과이라운드협정 비준동의문제가 버티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을 의식, 민자당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정치적으로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여야합의를 위해 노력하되 안되면 며칠간 더 여유를 갖고 생각해보자』는 얘기다. 회기연장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야당의 별도 임시국회소집 주장을 상쇄시킬 수 있고 정 안될 경우 단독처리의 명분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비해 민주당의 분위기는 강경일색이다. 『김영삼대통령의 이총리경질 및 이영덕총리내정은 절차상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개혁의지의 후퇴이므로 절대 순순히 넘어갈 수 없다』는 시각이 민주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강경기류는 이대표의 귀국 후에도 『더 강해지면 강해지지 결코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총리경질이 여론에 부정적으로 비치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강경대응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총리임명동의문제는 민주당에 상무대정치자금의혹 국정조사와 관련한 대여협상에 있어서도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특히 증인채택·수표추적등의 쟁점에 막혀 소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국정조사계획서 작성협상을 이 사안과 연계시킬 경우 「뜻밖의 성과」를 거둘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이 임명동의문제에 대해 지나친 공세를 취할 경우 국정을 볼모로 정치공세를 편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마냥 「꽃놀이패」는 아니다.
결국 총리임명동의가 어떤 모양새로 마무리될지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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