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충남부여 릉산리서 발굴된 백제금동롱봉봉래산향로가 4개월여의 세척과 원형복원등 보존처리를 끝내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반에 특별전시되고 있다. 출토당시 사진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품격을 풍겼던 이 향로는 막상 실물을 대하고 보니 동북아일대에서 출토된 향로중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기에 충분했다. ◆높이 64㎝의 초대형인 이 향로는 크기도 크기려니와 받침대·몸체·뚜껑·꼭지등 네 부분을 별도로 주조한후 조립하는 공법을 사용하면서도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섬세하고 뛰어난 조형감각을 드러내는 한편 현대 최첨단 기술로도 쉽게 모조품을 만들어내지 못할 만큼 정교하고 놀라운 공예기술을 보여준다. ◆몸체는 연화로 장식하고 받침대는 승천하는 해롱의 힘찬 용틀임, 꼭지는 목덜미로 알을 받쳐든 봉황의 날렵한 활개짓이지만 압권은 봉래산의 선경을 양각한 뚜껑이다. 삐죽삐죽 솟은 산봉우리 74개에 봉황등 상상속의 진금기수, 호랑이 코끼리 사슴등 실존동물 39수, 그리고 도합 16명의 인물상이 오밀조밀하게 양각되어 있다. ◆고구려고분벽화수렵도가 표현하는 늠름한 무인기상, 신라청자가 담은 화사하고 정교한 장인재질, 백제불상이 머금은 온화하고 인자스러운 농경민의 미소가 고대 삼국의 특징적 기질로 일컬어져 왔으나 받침대의 용틀임은 고구려수렵도보다도 역동적이고 봉래산선경의 양각은 신라청자에 못지않게 정교하며 전체적인 공예기술 또한 놀랍기만 하여 농봉향로는 이제까지 가리워져 왔던 백제의 면모를 새롭게 보여준다. ◆지난 71년 무녕왕릉발굴이래 최대의 고고학적 수확으로 평가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농봉향로와 관련해서는 밝혀진 사실보다 신비의 장막에 감춰져 있는 진실이 더 많다. 체계적인 학술연구와 자료조사로 숨겨져 있는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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