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총리에 2∼3명 거론/「전격경질」 희석시킬 의외인사 점치기도 민자당은 이회창전총리의 퇴장을 김영삼대통령의 친정체제 드라이브의 강화와 등식화시키면서 금명 단행될 여권진용의 개편폭과 컬러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총리경질을 단행한 배경에는 나름의 후속복안이 깔려 있으리라는 것이다.
바꿔 말해 집권2기 내각의 얼굴로 내세웠던 이총리의 교체는 전체 여권의 팀웍과 색채의 변화로 비쳐지고 그 파장도 충분히 예상되는 만큼 김대통령이 사전에 어느 정도 「타개카드」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김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이총리를 경질하기까지에는 청와대와 총리실, 각 부처간에 그동안 누적된 정책갈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일반적이어서 차제에 이에 대한 분명한 교통정리가 있을 것이라는게 민자당의 분석이다.
때문에 특별히 정책기조의 변화는 없다고 하더라도 후속여권개편은 공석인 통일부총리의 보임선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여권의 고위소식통은 『김대통령의 스타일상 모종의 국면전환성격을 분명히 가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현재로서 개각폭이나 수석비서진의 개편폭을 점치는 것은 섣부르며 앞으로도 변수가 많다』면서 『다만 외교안보정책의 혼선이나 잦은 당정마찰을 빚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중폭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우선적으로 통일부총리의 후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외무장관과 안기부장, 청와대외교안보수석등의 거취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또 세제나 통상문제와 관련, 당의 불만을 사고 있는 재무장관등 일부 경제부처 장관도 개편의 전체모양새 차원에서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현재 통일부총리 물망에는 박관용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상우 서강대교수, 이홍구 전통일원장관김달중 연세대교수등이 김대통령과의 관계나 전문성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으며 이세기 민자당정책위의장과 남재희 노동부장관도 거명되고 있다. 또 경제부처의 경우 이형구 산은총재와 강경식 민자당의원, 한승수 주미대사, 차동세 산업연구원장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주변에서 박비서실장의 거취를 향후 개각의 최대변수로 보고 여권핵심부의 의중을 살피고 있음을 의식한듯 당관계자들은 구체적 하마평에는 한결같이 입을 다물고 있다. 다만 외교안보팀 전체의 컬러와 관련, 『지나치게 대학교수 편향의 인사는 피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반문하며 『이총리경질에 대한 여론의 반향이 기대 이상으로 부담스러운 만큼 의외의 카드가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민자당은 요로를 통해 최근 북한벌목공이나 북한핵문제등 외교안보팀의 잇단 혼선과 갈등을 지적하며 전반적인 진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개편범위가 주목된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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