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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후보의 부인/베로니카 베를루스코니(세계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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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후보의 부인/베로니카 베를루스코니(세계의 사람들)

입력
1994.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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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배우출신… “정치무관심·주부 만족” 지금부터 14년전의 어느날 저녁.

 이탈리아 밀라노 만조니극장에 대부호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찾아왔다. 그는 연극공연이 끝난후 미리암 바르톨리니라는 예명의 여배우 방을 노크했다. 그리고는 『당신은 가장 뛰어난 배우입니다. 당신의 연기에 찬사를 보냅니다』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이 짧은 만남은 톱스타를 꿈꾸던 21세 한 여배우의 인생을 한순간에 바꿔놓았다.

 이제 그녀가 서야하는 무대는 더이상 연극에서가 아니다. 그녀에게 손을 내민 현실의 무대는 정치의 세계이며 그녀의 배역은 퍼스트레이디이다.

 베로니카 베를루스코니. 35세. 그녀는 배우의 길을 아내와 세자녀의 어머니로 뒤바꿔 놓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57)가 지난달 정치입문 2개월만에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젊은,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퍼스트레이디가 될것이다.

 이들이 처음 만났을 때 22세 연상의 베를루스코니는 가정을 가진 남자였다. 그러나 두사람은 순식간에 사랑에 빠져들었다. 베로니카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가 나의 마음을 뺏는데는 두주일이면 충분했다. 이탈리아 국민을 두달만에 설득했듯이…』라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의 이혼은 쉽지 않았다. 두사람 사이에 세자녀가 태어난 이후인 90년 성탄이브에 이들은 합법적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갈색머리에 푸른눈, 뛰어난 몸매와 미모를 갖춘 그녀는 결혼후 헌신적으로 가정을 지켜왔다. 총선기간에는 전혀 선거운동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단 한마디의 정치적 발언도 자제했다.

 그녀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후 정원을 가꾸고 염소와 토끼, 닭을 키우며 하루를 보낸다. 결혼후 한번도 공식석상에 남편을 대동, 우아한 자태를 보여주지 않은 그녀는 『가정이야 말로 가장 신성하다』는 신조를 지켜 왔다.

 그녀는 로마의 총리관저에 이주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퍼스트레이디로 살고 싶지 않다. 나의 정원과 꽃, 뿌리는 다른 곳에 있다』고 말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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