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 지혜모아 개혁 가속”/실향민 교육학자… 성품온화 포용력 이영덕국무총리내정자는 22일하오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임명통고를 받은뒤 통일원장관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람의 지혜를 모아 화목하게 한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총리내정자는 『교육자로 있을 때부터 가장 큰 원칙으로 삼았던 것이 「화목」이었다』고 강조하면서 『국회에서 나를 합당하다고 인준해 준다면 남은 인생동안 전력을 다해 7천만 민족 모두에게 자유와 복지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뒤 10여분만에 기자들을 만난 그는 첫마디로 『무슨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만감이 교차할 뿐』이라며 아직 정리 되지 않은 표정이었다. 대통령과 총리주례회동에 따른 지시사항을 기다리던 그는 이날하오 4시40분께 『이부총리, 총리를 맡아 주소』라는 김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이회창총리」를 잘 보좌해 달라는 말로 잘못 알고 승락했다는 것.
곧 착각임을 알고 『잘못 알아 들었습니다』고 말했으나 김대통령은 『다 끝난 일입니다』라며 전화를 끊은뒤 1시간뒤 다시 전화를 걸어 『이제 공표됐으니 뜻을 굳혀 나가라』고 못을 박았다고 임명과정을 공개했다.
―총리로서의 포부는.
▲아직 국회동의절차가 남아 있다. 오랜 고대 끝에 문민시대를 맞아 개혁할 일이 산재해 있다. 도덕적으로 건강한 나라만이 국제경쟁력을 갖출수 있다는 생각이다. 총리직은 혼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하는 만큼 온 국민이 도와준다면 잘해나갈 수 있을것이다.』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있었나.
▲우선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추진해 잘 사는 나라, 밝은 사회를 실현하고 화목하게 일하는 정부를 만들자는 당부가 있었다.』
―이회창총리를 만났는가.
▲이총리 처럼 영민한 분의 뒤를 잇는다는 사실에 큰 부담으로 느낀다. 오늘아침 인사를 드리고 앞으로의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을 때 이총리는 「사실 나도 통일안보문제에 대해 다 보고를 들어 왔는데 신문보도는 잘못됐습니다」고 말했다.』
―오늘같은 사태가 나올때 까지 정부조직내 갈등은 없었나.
▲이회창총리가 말씀하신 것은 정부조직과 결정사항을 시행하는데 대한 원론적인 얘기다. 갈등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실향민인 이총리내정자는 지난해 12월21일 통일부총리에 기용될 때까지 주로 교육계에 만 몸담았던 교육학자. 「온화한 스승」의 이미지를 풍기고 자신의 소신을 강조하기 보다는 남의 얘기를 주로 귀담아 듣는 포용력이 돋보이는 편이다.특히 한완상부총리의 후임으로 통일원장관에 기용된 뒤에는 『만사를 제치고 부처간의 이견을 없애야 한다』는 조화지상주의를 추구해 왔다.
통일원장관으로서는 취임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가 하면 『대화만을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누차 강조, 보수적인 이미지를 갖고있다. 부하직원이나 젊은이들에게도 깎듯이 존대말을 쓰고 성경구절을 곧잘 인용하는 독실한 기독교신자.
26년 평남강서에서 출생, 월남한뒤 52년서울사대를 졸업했다. 59년 미국오하이오주립대에서 교육학박사를 수여받고 바로 서울대사대교수로 봉직했다. 71년한국교육개발원장, 84년 대한적십자부총재·남북적십자회담 수석대표, 92년한국교총회장·명지대총장, 93년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등을 역임했다. 정확실씨(64·이대 교육학과 교수)와 1남2녀를 두고 있으나 유학 또는 출가시킨뒤 부부가 단촐히 살고 있다.【유승우·홍윤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