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아거점 일로… 「네온」으로 승부수/포드·GM도 새모델투입 점유율 배가 전략 미국내는 물론 세계자동차시장에서 일본자동차에 밀려 퇴락의 길을 걷던 미국자동차회사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미국자동차의 명예회복을 외치며 「타도 일본」의 기치를 높이 든 미크라이슬러사가 20일 일본지사를 개설하면서 본격적인 일본시장공략에 나섰다. 특히 크라이슬러사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판매거점을 대만에서 일본으로 옮겨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시장에서 일본의 주요자동차회사와 승부를 가릴 태세다.
지금까지 자국시장을 잠식하는 일본자동차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급급했던 미 3대자동차회사(빅3)로서는 도박이자 사건이다.
크라이슬러가 빅3중에서 가장 기세등등하게 일본공략에 나선 것은 「일본자동차 킬러」로 개발된 소형승용차 「네온」판매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등장, 저렴한 가격과 유려한 차체, 안락한 승차감등으로 관계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네온은 그동안 일본시장 공략의 선봉에 서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크라이슬러도 네온이 일본자동차의 독주를 막으려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승용차임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세계시장을 향해 적극적인 홍보작전을 벌여왔다. 그 네온이 호랑이굴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성능을 시험받게 된것이다.
크라이슬러의 판매전략은 야심만만하다. 우선 올해는 승용차 「비전」과 4륜구동의 「그랜드 체로키」, 차세대 미니밴등 3개 차종을 주력으로 1만3천대(지난해 5천7백대) 판매를 목표로 하되 95년까지는 이를 2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96년에는 공포의 전략차 네온을 오른쪽 핸들자동차로 전환시켜 일본시장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신장시킨다는 것. 크라이슬러는 이를 위해 기존의 자동차판매망 뿐 아니라 새로운 판매망을 구축, 일본 전국에 거미줄같은 판매거점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포드사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마쓰다 자동차와 합작해 만든 판매회사 「오토라마」에 대한 출자금을 대폭 늘려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수입자동차의 수리용 부품을 보급하는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가격을 대폭 내린 신형차를 차례로 투입, 시장확대를 꾀하고 닛산자동차계열의 판매업소와도 판매계약을 맺는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도 이에 뒤질세라 도요타자동차와 손을 잡고 2천2백㏄급 「캬발리에」를 일본열도에 진출시켜 2000년대에는 점유율을 배가시킨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일자동차업계는 빅 3의 일본시장공략에 대해 미국의 경기호전과 장기적인 엔고현상을 틈타 공세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본측은 원가절감등을 통해 빅 3에 대응한다는 장기전략을 세우고 자동차 차체용강판을 제조원가가 20%가량 싼 한국에서 수입키로 하는등 생산비를 낮추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왕국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미국과 세계를 자동차로 정복했다는 자부심에 차있는 일본간의 자동차전쟁은 전례없이 치열한 접전이 될 전망이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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