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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 “경제안보 최우선” 확인/미 대한 무기판매설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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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 “경제안보 최우선” 확인/미 대한 무기판매설 의미

입력
1994.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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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도발 억제·돈벌이병행” 분석/첨단장비 대미의존 심화우려 미국이 최근 한국에 상당량의 첨단 군사장비를 판매키로 결정한 사실은 빌 클린턴 미행정부가 전개하는 외교가 얼마나 철저하게 「경제안보」에 치중돼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윌리엄 페리미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체결된 한미간의 군사장비 구매계약의 내용과 규모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측은 「아파치」헬기 대전차미사일 전술지휘통제시스템등 고가의 첨단무기를 상당량 미국측으로부터 도입키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우선 전천후 헬기로 알려진 아파치는 야간 또는 악천후시 전투에 부적합한 것으로 알려진 「코브라」헬기를 대체하게 된다. 아파치는 역시 한국이 도입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 「매버릭」대전차미사일과 함께 유사시 전차포대를 앞세운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지 군사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들 전문가들이 상정하고 있는 한국전 시나리오에 따르면 북한은 70여대의 「스커드」 및 「프로그」미사일을 이용, 1시간여에 걸쳐 80∼1백여발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개전 초기의 전세를 장악하려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휴전선 부근에 배치된 8천여문의 중화기 포대가 불을 뿜게 되며 3천여대의 T55및 T62탱크를 앞세운 보병부대가 수도권 일원으로 진격을 개시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같은 미사일 공격과 우세한 화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패트리어트미사일이나 매버릭같은 대전차미사일등이 필요하다는 게 미국방부의 분석이다.

 역시 한국측이 구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경전술지휘통제시스템(LITACC)도 첨단 컴퓨터장비가 부착된 적 포대 탐지용이다. 이 시스템은 주한 미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택파이어」포대탐지장치와 함께 적 포병의 이동을 포착한뒤 이를 아군포대에 신속히 전달해 적을 궤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난 19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한국의 럭키금성사도 이같은 시스템을 자체제작해 성공적으로 성능검사까지 마쳤다고 한다. 그러나 실전에서 한국제품의 성능을 의심한 미국측이 다른 미군장비와의 호환성을 이유로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 소재한 리턴공업사가 제작한 리타크(LITACC)구매를 권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는 한국의 무기구매과정에서 대미의존도가 심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동시에 미국이 북핵문제를 계기로 대한 무기판매에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사실 페리미국방장관은 최근 북핵문제에 관한 논의과정에서 기회가 있을때마다 한국군의 현대화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미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도 최근 페리장관의 방한에 관한 배경설명에서 『그의 방한 목적은 한미양국군의 군사대비태세 확인과 군장비구매계약 체결』이라고 밝혀 양국간에 장비구매 상담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이 대한 군사장비 판매에 주력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미국정부의 대외 군사장비 판매는 외교의 최우선과제로 「경제안보」를 내세운 클린턴행정부의 시책과 궤를 같이 하고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방위산업은 최근 전반적인 실업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북핵문제를 계기로 가속화하고 있는 미국의 대한 첨단무기 판매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철저하게 자국의 경제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정착돼가고 있음을 또한번 실증하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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