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 파문에 의원직사퇴 김재순·박준규씨/1년만에 출현 심경토로 다시 장안의화제 등장 김재순씨와 박준규씨는 각각 김영삼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에 정치에 입문해 국가서열 2위인 국회의장의 명예를 누린 사람이다.하지만 두사람은 지난해 재산공개파문에 휩쓸려 의원직까지 사퇴하는 정치적 파산선고를 받아 세인들이 권력무상을 느끼게한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사퇴당시 「토사구팽」 「 격화소양」등의 표현으로 자신들의 「억울하고 섭섭한」심경을 토로해 장안의 화제를 낳았던 기억도 갖고 있다.
이후 1년 가까이 칩거 또는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두사람이 우연찮게도 비슷한 시기에 입을 열었다.하나는 지난 3월26일 서울대 총동창회장에 피선된 김전의장의 취임인사이고 다른하나는 박전의장이 최근 한월간지와가진 인터뷰이다.
물론 두사람이 던진 얘기의 성격이나 내용은 비교될수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김전의장의 취임사가 동문들에 의해 명예회복된 자신의 심경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면 박전의장의 인터뷰는 김대통령의 통치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전의장은『바로 1년전 토사구팽의 심정을 토로하며 정계를 떠났던 저를 회장으로 선출해준 동문들의 이심전심의 뜻을 나름대로 헤아릴수 있을 것같다』며 『토사구팽이 아니라 토사구방(사냥을 끝내고 사냥개를 삶아 먹은 것이 아니라 사냥개를 풀어놓아 주었다)이라고 생각하라고 한 동문들의 말에 따라 1년만에 풀려나 동창들의 품안으로 돌아왔다고 자위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방일·방중기간이었던 그날 김전의장은 또 『우리의 동문인 김대통령이 일본과 중국의 사회기풍을 보고 올것으로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전의장은 『지금 문민정부라는 슬로건은 무성해도 우리가 원하는 문민정부와는 거리가 멀다…대통령이 개혁이라는 슬로건에 스스로 집착해 포로가 된것같은 느낌이다』며 『대통령의 과거를 뒤적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보지만 대통령이 되기 이전의 것은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들만 심판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볼수 없다』고 그동안 감춰둔 말을 꺼냈다.
박전의장은 『소수가 다수가 되려면 다수를 배척하기보다 흡수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말이 현정부에 대한 서운함에서 비롯된 감정적인 대응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를 달았다.
이같은 두사람의 발언은 각각 시점과 배경,내용과 수위를 달리하지만 졸지에 현정부의 개혁도마에 올랐던 두 전직 국회의장의 1년만의 「출현」에 적잖은 시선이 모아지는 것은 어쩔수없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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