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도 높이기전략 시급 미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은 「희귀종」이다.
비교적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 자동차도 수년전에 들어간 중고차들만 간혹 눈에 띌뿐 요즘에 나온 차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으며 전자제품이나 의류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로스앤젤레스시 버몬트가 북쪽에 있는 「헐리트론」이란 대형 전자제품매장에는 8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제품이 많은 편이었다. 주인이 한국사람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한국제품이 가장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도 사정은 비슷했다고한다. 그러나 그 후부터 한국제품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지금은 텔레비전과 냉장고 몇대만 진열돼있을 뿐이었다.
카메라제품 코너 담당 직원 민흥식씨(39)는 『한국제품이 일제에 비해 디자인과 내부기능, 소비자 선호도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캠코더의 경우 가격이 2백불정도 싼데도 고객들은 일제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 카메라는 한국제품과 가격이 비슷한 대만제가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민씨는 『그러나 아직까지는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이 다른 동남아국가제품에 비해 나쁜 편은 아니다』며 『지금부터라도 우리 상품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혁신적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 점포망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Victoria`s Secret(빅토리아의 비밀)」이란 여자 잠옷 및 속옷 전문체인점은 품질이 좋은데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여성들로부터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메이드 인 코리아」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산은 대부분 중국이나 홍콩 스리랑카 대만 싱가포르등 동남아국가들 제품인 수백종의 잠옷과 속옷을 한참 뒤져야 간혹 한벌 나올까 말까한 실정이었다.
이곳의 한 여직원은 『얼마전만해도 한국제품이 최고 인기였으나 지난해부터 다른 나라 제품들에 뒤지고 있다』고 말했다.
LA외곽 글렌데일시의 글렌데일쇼핑몰의 「토이즈 인터내셔널」이란 완구전문점은 유명한 「토이즈러스」보다 훨씬 고급 완구점이다. 이곳에서는 최하 5달러부터 최고 2백달러 수준까지의 고급 완구와 인형등이 널려있었다. 1시간 이상을 뒤져보았으나 불행하게도 한국제품은 단 한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목재나 플라스틱종류 완구는 주로 타이·대만·중국제품이었고 전자완구등 고급은 유럽이나 일본산이 독차지하고있었다.
뉴욕 맨해턴의 전자상가 한곳에서는 한국 상표의 TV가 화면이 일그러진 채로 진열돼 있었다. 주인은 신경도 안쓰는 눈치였다. 바로 옆의 일제는 선명하게 잘 나오고 있었다.
40대의 멕시코인 주인은 『일본회사들은 사람을 보내 상품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지만 한국회사에서는 그러는것을 본 적이 없다』며 한국회사쪽 무성의에 오히려 책임을 돌렸다.
당분간 한국상품은 미국시장에서 희귀종 신세를 못벗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뉴욕·로스앤젤레스=홍윤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