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사람」과 연길퇴폐/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사람」과 연길퇴폐/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4.04.22 00:00
0 0

「북의 연길, 남의 장사」 중국에서 주로 지식층이 독자인 광명일보는 최근 개방화에 따라 향락·퇴폐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이들 두도시의 실상을 크게 보도했다. 물론 이 기사는 강력한 단속으로 상황이 개선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 쓴 것같으나 정작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내용은 단속이전의 퇴폐실상이다.

 모택동의 고향을 지척에 두고있는 호남성 성도인 장사시가 중국 남방의 대표적인 향락도시로 탈바꿈한 것은 개방과 관광의 산물이다. 장사시에는 단속이전에 「삼청일회」(가청,무청,가라오케청,야총회)로 통칭되는 2백26개의 향락업소가 5천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영업중이었으며 이중 49개의 나이트클럽 여종업원들은 주인의 묵인하에 고객들의 침상까지 동행하는 「삼배」로 불리는 특별서비스를 제공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 34만의 연길시가 북쪽의 대표적인 퇴폐도시로 꼽힌 사실은 그곳이 바로 조선족 자치주라는 점에서 착잡함을 불러일으킨다. 연길시 향락 산업의 발전상은 장사시보다 한술 더 떴다. 1천여개의 가무청 가라오케청등이 성업중이었으며 이성안마의 사우나만도 67곳이 있었다가 이번 단속으로 모두 폐쇄됐다. 삼배서비스도 때로는 공개적으로 행해져왔다고 한다.

 이처럼 연길이 향락도시화한데 대해 광명일보는 『최근 물질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노래와 춤추기를 좋아하는 조선족 전래의 전통이 결합된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하고있다. 그러나 80년대말 한국사람들이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때만해도 우리나라의 60년대 시골도시 풍경이었다고 전한 것으로 미루어 5∼6년만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도시의 퇴폐문화는 분명히 「서울사람」의 영향이 크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같다. 

 특히 이를 부채질한 것은 백두산관광을 위해 이곳을 찾은 여유있는 일부 한국졸부관광객들의 과소비풍조가 향락분위기를 부추겼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다. 해방후 처음만난 서울사람들이 중국의 동포생활에 미친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들은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