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공권력 응징” 형사이어 민사소송 “완승”/인권단체 “환영”에 “터무니없는 액수” 불만도 지난 92년 로스앤젤리스(LA)흑인폭동의 도화선이 됐던 이른바 「로드니 킹」사건의 주인공 킹이 이번에는 LA시당국을 상대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연방법원은 19일 지난91년 음주운전중 검문에 불응하고 달아나다 검거되는 과정에서 LA시경찰에 폭행당한 로드니 킹이 시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인 킹의 피해를 인정, LA시에 3백80여만달러(30억여원)를 배상하도록 평결했다. 이로써 로드니 킹은 지난해 8월 폭행경찰을 상대로 한 형사소송에서 이긴데 이어 시당국을 상대로한 민사소송에서도 승소, 「부당한 공권력사용」에 대한 완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연방법원의 평결에 대해 피고인 LA시당국은 법원의 평결에 따를 것으로 예상돼 로드니 킹은 앞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당초 1천5백만달러를 요구한 킹과 그의 변호인측도 불만이 없는 표정이어서 이 사건은 이번의 평결로 일단락된 셈이다.
그러나 평결결과에 대해 로드니 킹측과 법률관계전문가 인권단체등에서는 환영을 표했으나 시당국이나 일부 시의원들은 법원의 배상액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후속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LA로욜라대 법과교수이며 전연방검사였던 롤리 레빈슨은 『이 평결은 매우 합당한것』이라며 『배상액을 3백81만6천5백35달러45센트로 끝자리 5센트까지 정밀하게 산정한것이야말로 킹이 당한 고통에 대해 법원이 해야 할 일을 다한 셈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유색인 발전을 위한 국내위원회」 LA지회 조지프씨는 『이번 평결은 킹이 전혀 상처를 입지않았다는 시당국의 주장을 거부함으로써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등 일부에서는 이 배상액이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액수는 킹의 능력을 기준으로 하면 그가 평생 벌어야 하는 액수』라고 92년 폭동으로 물러났던 전LA경찰국장 대릴 게이츠는 불만을 토로했다. 또 사건이 발생했던 샌 퍼낸도밸리출신의 할 번슨시의원은 『나같으면 그에게 배상액중 단돈 5센트도 주지 않았을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배상액을 둘러싼 일부의 불만은 로드니 킹의 배상소송행진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것이라는데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민사재판에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응징적 배상(PUNITIVE DAMAGES)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응징적 배상은 공무원에 의해서건 개인에 의해서건 명백한 잘못에 의해 손해가 발생했을 때 같은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경고 취지에서 도입된것.
로드니 킹의 변호인측이 응징적 배상소송을 냈음은 물론이다. 이번 판결결과에 따라 배상소송에서도 킹측의 승소가 점쳐지는 가운데 내주 목요일부터 시작될 이 재판에서 킹이 얼마를 받을 것인가가 벌써부터 이곳의 관심을 끌고있다.
응징적 배상의 평결을 낙관하고 있는 킹측은 이번 재판에서도 이 사건의 야만성과 인종차별적 성격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인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판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적 행위가 다시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어서 LA시당국의 입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LA=박진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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