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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SW업계 “뭉쳐야 산다”/개방파고 대응 합병·협력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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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SW업계 “뭉쳐야 산다”/개방파고 대응 합병·협력 “바람”

입력
199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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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휴먼컴퓨터 「한식구」선언으로 시작/나라­한메­이스트소프트 공동기술개발 합의/「한글과 컴퓨터」도  개사와 인수·제휴·협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막강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앞세운 외국 대형컴퓨터업체들의 대대적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개미군단」의 작은 힘이라도 한곳으로 모아 전열을 재정비해야만 「공룡군단」인 외국컴퓨터업체들의 무차별공세에 맞설 수 있지, 개별기업끼리 대항하다간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주)나라소프트 (주)한메소프트 (주)이스트소프트등은 차세대 워드프로세서로 떠오르고 있는 윈도즈용 워드프로세서의 기술개발과 판매활동에 3사가 공동 참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은 한메소프트가 2년여동안 개발을 추진해온 「파피루스」프로그램개발에 기술력과 자본을 집중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제품과 대항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확보를 위해 3사 관계자들은 그동안 독자개발을 고집하며 업체간에 쌓아온 경쟁의식이나 기득권 의식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기로 했다.

 컴퓨터용 소프트웨어업계에 「공존」을 위한 단결바람이 불기 시작한것은 지난해말부터--.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서 대표적인 경쟁관계에 있던 한컴퓨터와 휴먼컴퓨터가 기업합병을 발표, 운명을 함께 하겠다며 「한배」를 타기로 선언해 컴퓨터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 두 회사의 합병으로 새로 출발하게 된 회사가 3사의 공동기술개발합의를 성사시켰던 나라소프트다. UR태풍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뜻에서  회사이름을 나라로 선택했다는 회사관계자의 설명이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의 위기의식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아래아한글」로 도스용 워드프로세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글과 컴퓨터」사도 연초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기술을 가진 지오시스템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 17일 윈도즈용 워드프로세서 「지필묵」을 개발한 창인시스템과 기술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한글과 컴퓨터」는 다양한 워드프로세서용 서체개발을 목적으로 지난해 한양시스템과도 협력관계를 체결했었다.

 국내 한글 워드프로세서시장은 국내 컴퓨터소프트웨어시장의 80∼90%를 외국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현실속에서도 「한글」이라는 보호막 덕분에 유일하게 「외풍」을 피해왔었다. 이런 환경에서 연간 시장규모 2백억원에 이르는 국내 워드프로세서시장을 독차지하기 위해 30여개에 이르는 국내업체들끼리 서로 엉겨「도토리 키재기」식의 자존심경쟁만을 벌여왔다.

 그러나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의 환경은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한글」은 더 이상 보호막이 될 수 없게 됐다. 최근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로터스 노벨등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공룡군단」들이 워드프로세서의 한글화작업이 가능한 첨단제품을 앞세우고 국내시장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글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외국업체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도스용 워드프로세서를 대체해가면서 차세대 워드프로세서로 급부상하고 있는 윈도즈용 워드프로세서의 국내기술개발수준이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점도 외국업체의 시장잠식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라소프트 강태진공동대표는 『컴퓨터시장의 마지막 보루인 한글 워드프로세서시장마저 외국업체들에게 내주게 된다면 소프트웨어 전반에 대한 기술개발기회를 완전히 상실하게 될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드세지고 있는 외국업체들의 전면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뭉치는 길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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