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숙·김숙자춤의 계승 87년 6월 항쟁 때 「바람맞이」를 춤추었던 이애주가 무대로 돌아온건 반가운 현상이다. 한영숙은 작고하기 전 「법열곡」을 남겼다(71년 초연). 귀의불로 막을 여는 이 춤은 스님 네분의 바라춤, 2인무 나비춤, 법고, 나무영산회상으로 이어진다. 송암 스님의 짓소리와 이애주 독무의 어우러짐, 범패(범패)는 23년만의 재연 무대였다. 「법열곡」에 대해 이두현은 「궁중정재의 아정의 기개와도 다른 무무의 춤사위, 공간」을 칭찬했었다.
스승의 5주기를 맞은 공연은 엄숙하고 숙연했는데 한영숙의 작의 「승무 접속곡」이 전승명무의 확장으로 혹시나 승무 원형에 누(루)를 끼치지는 않았는지?
이어진 「승무」에서 이애주는 내로라하는 제자들중 선두답게 염불부터 당악, 굿거리까지 전과정을 장삼에 실었다.
춤의 허심탄회함은 도살풀이의 명인 김숙자의 따님 김운선의 전통춤 무대였다. 「부정놀이」는 잡귀, 잡신을 몰아내 군 웅오실 터를 닦는 발놀음이 돋보였다.
귀신중에 물귀신이 있지, 그 놈 몸이 내 몸에 닿을까봐 방수 내고 역귀 물러가도록 터 닦는데 장단은 뜨악아게 섭채 반서름 조임채 또 넘김채 자진굿거리 당악까지 마흔 다섯이면 부정타서 귀신이 내 몸 얼씬도 말거라 뻥끗도 하지 말거라!
이런 시 하나 얻고 「입춤」에서도 김운선다운 한풀이와 만난다.
태평소(일명 날라리) 가락 살간장을 녹이는데 한을 풀어, 코풀어 내 가고 싶은 데 까지 가서 굿거리 넘어 울렁 울렁 소고 돌리며 시름을 달래느니
한풀이, 액풀이는 어머니가 춤추었던 「도살풀이」 승계였다. 「흰 수건 한번 공중에 번듯하게 유선으로 뜬다 낙엽사위 우수수 동에서 중간 춤걸음 멎다가 정에서 환해진다 먼저 간 엄니 대물림해 목젖놀이 발차는 사위, 용사위까지 흰 수건 공중에 뛰운채」
이애주·김운선에 뒤이어 4월 22일(국악당 소극장) 5년만에 「진도북춤」등을 추는 황희련의 무대복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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