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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토불이 운동/이형기(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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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토불이 운동/이형기(메아리)

입력
199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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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코미디영화 「투캅스」(강우석감독)의 서울개봉관 상영이 지난주말 끝났다. 파트너가 된 두 형사의 비리를 풍자한 이 영화는 지난 4개월동안 서울개봉관에서만 85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이고 「서편제」(1백4만명)에 이어 한국영화흥행기록 2위에 올랐다. 지난해의 한국영화 편당 평균관객수 3만1천여명과 비교할 때 경이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경찰의 치부를 들춰낸 영화인데도 관객가운데는 경찰관이 적지않았고 평소 영화관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총경급인사도 여러명이었다는게 영화사측의 관객분석이다.

 지난해 봄부터 가을까지 몰아친 「서편제 신드롬」과 새해에 일어난 「투캅스의 돌풍」등 한국영화의 잇단 흥행성공은 빈사상태라고 한탄해 온 우리 영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관객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볼만한 한국영화가 없었다는 것,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등을 일차적으로 지적할 수 있다. 한국영화도 잘 만들고 홍보를 잘 하면 할리우드의 오락영화 못지않게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을 위의 두 영화가 입증한 셈이다.

 이같은 교훈을 거울삼아 좋은 영화를 만드는 한편 잠자고 있는 한국영화관객을 깨워 극장으로 끌어내자는 영화운동이 영화계 일각에서 조용히 일고 있어 관심을 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내달부터 실시예정으로 추진하고 있는 「열매운동」이 그것이다. 제작가협회는 한국영화제작만을 고집하는 31개영화사 및 독립프로덕션이 모여 지난 2월 출범한 친목단체다.

 열매운동은 제작가협회 회원사의 영화가 개봉되면 다른 회원사들이 첫날 첫회분 표를 10장씩 예매, 가족 친지들과 함께 관람한 후 제작진을 격려하고 수정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준다는 일종의 친목계같은 운동이다. 10매라는 수적 개념외에 좋은 영화열매를 거두자는 뜻을 담고 있다는게 제작가협회의 설명이다. 기본매수를 10장으로 정했을 뿐 회원사에 따라 50장 혹은 1백장으로 입장권 구입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힌다.

 열매운동은 영화판매운동이다. 영화를 만들어 놓고 관객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구태의연한 제작관행에서 탈피, 영화인들이 관객속으로 뛰어들어가 그들의 질책과 찬사에 귀 기울이고 한국영화의 정체를 찾자는 운동이다. 관객들이 한국영화에 대해 애정을 갖게 하고 영화인과 관객이 한몸이 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영화 신토불이운동이라 할만하다. 신록의 계절에 일기 시작한 신선한 운동이 가을쯤엔 알찬 영화열매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문화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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