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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사찰까지 「압력카드」활용/한미국방 「조건부 팀훈련」결정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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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사찰까지 「압력카드」활용/한미국방 「조건부 팀훈련」결정 배경

입력
199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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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대비 전력증강은 계속/무기구매도 깊은대화 오간듯 올해 팀스피리트훈련을 11월에 재개키로 한 한미간의 결정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라 할 수 있다. 한미연합방위태세가 북한의 정치적 술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방부는 『군사훈련이 정치협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며 3월에 예정됐던 팀스피리트훈련 연기에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따라서 『언제든 훈련은 할 수 있다』는 유보적 태도에서 한걸음 나아가 재개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서울 불바다」발언등 북한의 도발적 태도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이다.  

 이와함께 팀훈련재개 결정은 북한핵 협상을 위한 「중요한 카드」의 의미가 있다. 한국정부가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남북특사교환을 거둬들인만큼 그에 걸맞는 새로운 의지표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재사찰을 받아들이고 마지막 대화통로인 북미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압력수단이 존재해야한다는 점을 인식했을 것이다. 또 남북대화에도 응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포석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따랐다고 보여진다.

 물론 북미3단계회담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는 상황이 될 경우 올해 팀스피리트훈련중단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토를 달기는 했다. 그러나 북한이 버티기작전을 계속 할 경우를 대비한 전략으로서 팀훈련카드는 계속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와함께 한미 두나라 국방장관은 현 시점에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의 특별한 징후는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패트리어트미사일 배치는 한미연합억제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전력증강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담이후 공식발표에서 두나라 사이에 무기구매에 관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고 했으나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페리장관의 방한이 무기판매를 위한 목적이 크다는 한국내 여론을 감안,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겠다는 당초의 의도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특히 이병태국방장관이 지금의 안보상황을 고려, 올해에는 취약부분을 우선적으로 보강하겠다고 밝힌데서 알 수 있듯 무기판매문제에 깊이있는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장관은 대포병전, 야간전투, 한미연합작전등의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또 두나라 국방장관은 한국군의 전력증강을 위해 방위산업과 군사기술분야의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군사협력체제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미국측의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지원이 절실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페리장관은 이날 회담을 마친뒤 『한승주외무장관과 만난후 좀 더 구체적 내용을 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21일 상오 기자회견에서 보다 깊이있는 한미간 협의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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