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 매매 타협수준 주목거리/북핵·안보계획 등 「군사협력장」마련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은 방한기간 우리측과 북한핵문제와 팀스피리트훈련 실시 여부는 물론 한반도 방위계획, 한국군 전력증강계획등에 관해 폭넓고 깊이있는 논의를 펼친다. 이를 위해 그는 스탠리 로스 국가안보회의대통령특별보좌관, 월터 슬로콤 국방부정책담당부차관,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정치군사담당차관보, 데이브 오크마넥 국방부전략담당부차관보등 상당수 고위보좌진을 데리고 한국에 왔다.
페리장관은 김영삼대통령을 예방하고 한승주 외무·이병태 국방장관 정종욱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을 만난다. 특히 두 나라 국방장관은 20일 국방부에서 이양호 합참의장,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등 고위관계자들이 배석한 확대회의를 가진다. 취임 후 서로 처음 만나는 두 장관은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 버금가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군사협력의 장」을 주재하는것이다.
당초 페리장관은 신임장관이 으레 하는 해외미군기지방문의 차원에서 방한을 계획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핵문제가 「서울 불바다」발언등으로 한반도 위기상황론으로까지 치닫자 방한의 의의를 훨씬 높였다는것이다.
이미 페리장관은 미국에서 여러 차례 한국방문 때 자신이 수행할 임무를 설명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밝히면서 한국에 군전력증강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월2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은 군사력 규모나 필요한 방위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며 『대대포공격 대응체계, 아파치와 같은 전술헬기등을 보강하는 방안을 두고 한국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두 나라는 포병레이더, 최첨단 야간전투장비등 무기체계구매에 관한 구체적 논의를 할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수산업에 오래 몸을 담았던 페리장관은 냉전이 끝난 이후 고전하고 있는 미국의 군수산업을 되살리는데 깊은 관심을 가진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방한을 대한무기판매의 좋은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페리장관은 워싱턴에서 『한국이 무기체계보강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고 공언했다. 우리 국방부가 어느 선에서 타협을 할지 주목거리다.
그러나 그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한국배치가 판매의도라는 한국내 여론을 깊이 인식, 무기체계판매에 관해 매우 조심스런 접근을 할것으로 알려졌다. 방한동안 어떠한 무기 앞에서도 사진을 찍지않는등 의도가 드러나는 행동과 발언은 자제하겠다는것이다.
두 나라는 또 확대회의에서 북한핵의 대응책으로 미국 신속배치군의 수송능력 집중보강등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연합방위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팀스피리트훈련실시 여부도 중요 의제다. 두 나라는 『언제든 훈련은 할 수 있다』는 기본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방침이나 그 시기는 전략적 판단으로 남겨두겠다는 복안인것으로 알려졌다.【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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