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감사결과싸고 피감기관 잦은항변 직면/정면대응 자제속 내심불편… 전문성제고 노력 올들어 감사결과에 대해 감사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피감기관의 항변이 잦아졌다.아직까진 감사결과 자체에 대한 부정보다는 억울한 점이 있다는 사후 변명의 성격이 강하지만 예년에 보기힘들었던 일이다.
지난해의 경우만해도 수백건의 감사가 있었지만 피감기관의 항변은 저질잎담배를 사용했다는 감사결과에 대한 담배인삼공사의 반박광고게재가 고작이었다. 그것도 감사원이 정면대응에 나서자 담배공사사장이 감사원장에게 사과하러 왔다가 만나지도 못하고 되돌아가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결국 공사측의 거듭된 사과로 마무리됐지만 공사측은 오히려 여론의 눈총만 더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팔당오폐수처리장 감사결과의 경우 처럼 피감기관의 억지성 반발도 있었지만 2조6천억원에 달하는 93년도 불용예산을 둘러싼 감사원(주먹구구식 예산편성으로 과다책정된 돈이다)과 기획원(예산절감의 성과로 예년보다 적었다)간의 논쟁처럼 팽팽한 대립도 있었다.
또 낡은 X선 진단장치가 유해하다는 감사원발표에 대해 인체에 직접적인 위험이 없다는 보사부의 반박 역시 만만치 않았다. 보사부와 감사원은 그뒤 불우이웃돕기성금을 사회복지기금에 편입한 것이 불법인가를 놓고 또 한차례 입씨름을 벌였다. 최근에는 생수 및 정수기품질에 대한 보사부의 책임방기문제를 놓고 불편한 관계가 재연되고 있다.
보사부는 생수의 경우 시판허용이 결정된 이후 관련법규를 정비하고 있고 정수기도 지난3월 품질·검사기준을 마련하는등 개선책을 만들고 있는 마당에 구태여「지난 일」을 「새로운 사실」인양 문제삼아 피감기관의 사기를 꺾을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감사원은 그뒤 보사부의 해명을 재반박하는 자료를 만들었지만 공개하지는 않았다. 보사부와 시비를 벌이는 것이 자칫 감사결과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이렇게 보면 올들어 감사원이 발표한 굵직한 감사결과중 상당수가 피감기관의 항변에 부딪친 셈이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정식으로 감사원에 이의제기를 한 기관은 아직까지 한 곳도 없다』면서 외관상 대수롭잖다는 반응이지만 속마음은 편치 못하다. 감사원의 가장 큰 자존심인 감사의 전문성문제가 이같은 일들을 계기로 본격거론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감사결과에 대한 검증절차를 한층 강화하고 전산분야의 박사학위소지자, 법률전문가,회계사등의 전문인력등을 대거 특채한 감사원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시험대에 올라있는 셈이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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