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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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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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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음료수회사 TV광고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50∼60년대의 모습이니까, 남녀중학생들이 모두 교복을 입고, 남학생은 까까머리에 교모를 쓰고 있었다. 이들은 소풍길에 집에서 정성스레 싸준 도시락가방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며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표정들이었다. ◆아마도 이 광고를 본 50대 이상의 어른들은 한번쯤은 자신의 옛 추억을 되새겨 보았음직도 하다. 이 광고에서는 중학생이 모델이었지만 국민학교 어린이들에겐 그 기쁨이 더했다. 1년에 두번, 봄·가을소풍이 그토록 즐거울 수가 없는 것이었다. 소풍날이 다가오면 며칠밤이고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바로 지금이 4월중순. 각급학교의 소풍철이다. 그러나 오늘엔 소풍날이 피곤하며 힘들고 짜증스런 날이 되고 말았다. 그 강도는 해가 갈수록 더하다는게 일선교사들의 말이다. 농촌에서는 학생수가 계속 줄면서 폐교 또는 통합교가 늘어나 그렇게 되었고, 도시에서는 교통난 안전사고 증가등이 그 원인이 되고 있다. 거기에 휴식처마저 개발되지 않아 같은 장소를 반복케 되는가 하면 전교생 학년별은 고사하고 겨우 학급단위로 복잡한 시내버스에 분승하여 힘든 소풍길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주무관청인 교육청의 경직되고 어찌보면 책임회피적인 행정자세가 여기에 한몫을 거든다. 「소풍은 학교장 재량으로 실시하되 시내버스이외의 차량사용은 금하며 목적지는 근교를 벗어나서는 안됨. 그리고 잡부금 징수는 일체 엄금함」이 지침내용이다. ◆동심을 키워주며 자연관찰, 답사를 통해 살아있는 현장교육효과를 높이는 한편, 선후배가 자리를 같이해 공동체의식을 높여주고…」라는 소풍행사의 취지가 실종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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