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UR관련 미강경론자 설득 명분/대권주자 위상만들기 위한 계획 내포 국정조사권이 발동되자마자 이기택민주당대표는 19일 미국방문에 나선다. 국정조사가 시작되는 순간, 「총괄지휘자」의 자리는 비게 되는 셈이다.
당내에서 『미국엔 왜 가느냐』는 새삼스러운 물음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대표측은 『한국이 처한 현실을 야당의 목소리로 미국의 각계 지도자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한다. 국익을 위해 정부가 하지 못하는 말을 야당이 대신하겠다는 초당외교라는 주장이다.
중점을 두는 사안은 북한핵과 UR등의 통상문제로, 이대표측은 할 말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대표측은 『이번 방미는 그림용이 아니라 실무적 성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핵에 대해서는 「강경론 배제, 대화와 타협고수」의 원칙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내 강경론자들에게는 『한국과 동북아는 모험주의의 대상이 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지역』이라며 반대의사를 전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팀스피리트훈련의 반대,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판매강요 반대를 밝히기로 했다. UR등 통상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한국을 지나치게 몰아붙이고 있다』는 국내의 목소리를 전달할 방침이다.
이런 명분에도 불구하고 당 일각에서는 『아무리 야당외교가 필요하다 해도 지금처럼 중차대한 시기에…』라는 회의론이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미국방문의 이면에는 당연히 정치적 계산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적지않다. 몇몇 의원들은『무리하다는 우려를 주면서까지 미국을 가는 것을 보면서 이대표가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즉 나름대로 야당지도자, 나아가 대권주자의 위상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계획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대표측도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하면서도 굳이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이대표의 비서진은 『이번 일정에서 가장 주목할 행사는 내셔널프레스클럽(NPC)의 초청연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NPC의 오찬연설은 국가지도자급 인사들에 국한되는 행사라는 것이다.
이대표 주변에서 『큰 뜻을 펼치려면 미국을 너무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대권주자가 되려면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자는 취지였다.
여러 차례 회의까지 열어 『자극적인 용어는 피하되 메시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이 문제가 거론된 자체가 방미의 의중을 노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관심은 방미후 그의 변신여부에 쏠리고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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